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21 12:36

570억에 주식 15% 취득하고 기술개발 상황따라 나머지도 7200억에 매수 권리 확보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유전자치료제의 임상 적용이 가시화하면서 이 분야의 독창적인 기술을 보유한 벤처 제약사를 인수·합병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미국의 화이자는 희귀질환용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프랑스 바이오벤처 비벳 세라퓨틱스(Vivet Therapeutics)의 주식 15%를 4500만유로(약 578억원)에 취득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화이자는 이와 함께 신약개발 상황에 따라 나머지 주식도 최대 5억6000만 유로에 취득할 권리를 갖는다고 밝혔다.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유일한 희망인 유전자치료제는 그동안 부작용 우려 때문에 실용화가 어려웠다. 다행히 2017년 말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처음으로 유전자치료제를 승인함으로써 제약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비벳이 임상 중인 ‘VTX-801’은 희귀 유전질환인 윌슨병 치료제다. 윌슨병은 선천성 대사질환으로 구리가 대사되지 못하고 체내 말초조직에 축적되는 질환으로 환자는 10대 때부터 이미 불수의적인 떨림, 간부전, 충동적 행동, 성격변화 등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

유전자 치료는 대체로 정상 유전자를 벡터라는 운반체를 통해 잘못된 DNA에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다. 비벳는 이 운반체를 아데노바이러스(AAV)를 이용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2상 단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화이자에 앞서 지난 1월에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사가 게놈편집을 이용한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셀진을 740억달러(약 78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업계 M&A로는 사상 최대 액수다. 또 2월에는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가 혈우병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스파크 세라퓨틱스을 43억달러(약 5조3700억원)에 인수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처럼 대형 제약사들이 유전자치료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그동안 시장을 독점하는 의약품들이 특허가 만료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