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3.21 17:12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모…내년까지 디지털 전문인력 1200명 확충
라인과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은행 설립…아세안·인도 등 신남방 개척
이종산업과 융합하는 새로운 길 개척...하나·외환 따로 없는 정서통합도 추진

(사진=박지훈 기자)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지훈 기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디지털 전환을 왼쪽 날개, 글로벌 혁신을 오른쪽 날개로 삼아 손님 중심의 디지털 기반 정보회사로 체질을 바꾸고 신남방지역에서 수익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21일 오후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취임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지 은행장은 “금융과 ICT(정보통신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미래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숙명”이라며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하나은행을 데이터에 기반한 정보회사로 변모시켜 ‘모바일뱅킹도 역시 하나가 최고’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디지털 전문인력을 1200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육성과 인사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내 은행들이 극심한 경쟁 속에서 제로섬(Zero-sum) 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한정된 영역에서의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로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은행은 해외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도 SNS기업 라인(LINE)과 함께 인터넷은행 설립에 들어가며 경쟁 은행이 가지 않은 길로 나섰다”며 “국내 은행들이 전통적인 금융에 디지털을 입혔다면 우리는 이종(異種)산업과 융합하는 새로운 길을 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글로벌 사업추진을 위해 글로벌 HR(인사, human resources)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며 적합한 글로벌 인재 2000명을 양성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또 현지화를 위해 진출지역 출신의 우수 인력 양성과 채용을 확대하고 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고도화해 완전한 로컬 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 행장은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먼저 2대 은행장으로서의 과제, 하나-외환 인사통합과 관련해 묻는 질문에서는 “초대 통합 은행장이었던 함영주 행장이 앞서 길을 잘 닦아놓아 국내 경험이 적은 저로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잘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며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혁신이라는 두 날개라는 공동의 목표를 통해 외형적 통합을 넘어서 화학적 통합까지 완수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완전하고 화학적인 통합이란 합병주체와 피합병주체가 따로 없는 대등한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제기된 중국민생투자(中國民生投資, CMIG) 투자건 부실 우려와 관련된 질문에는 “하나은행이 CMIG에 투자하고 있는 규모는 모든 투자액에 비하면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비중”이라며 “위원회와 이사회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또 10여 년간의 중국 현지 근무경험을 빌어 “중국 정부가 CMIG 부실 우려에 관해 재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중국 정부의 효율성은 매우 뛰어나 다른 나라였으면 문제가 될 사안이지만 중국에서는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행장 내정자로 와보니 언론에서 다뤄지는 것과 달리 불화가 있지는 않았다”며 “오는 25일에도 함영주 행장과 함께 윤석헌 금감원장을 찾아 인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성규 신임 하나은행장은 대표적인 중국통 뱅커로 경력의 대부분을 글로벌 관련 부서에서 보냈다. 지난 2004년 중국 심양지점장을 시작으로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설립단 팀장(2007년), 하나금융 차이나데스크 팀장(2010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은행장(2014년), 행장 내정 이전까지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 글로벌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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