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3.22 10:59

폼페이오 장관,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통곡의 벽' 방문
외교상 금기 깨뜨려… 팔레스타인 등 국제사회 반발 예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점령해 병합한 골란 고원(Golan Heights)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을 주장했다. 총선을 불과 3주 앞두고 야권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이 차지한 지) 52년이 지난 지금, 미국이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골란 고원을 차지했으며 1981년 국제사회의 승인 없이 이를 병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을 시사한 것은 다음달 9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최우선 핵심 정치 의제를 미국 행정부가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이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 및 친교 만찬을 함께하며 그에게 더욱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 일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선했다.

미국의 외교 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네타냐후 총리,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대사와 함께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 미국의 고위 관리가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통곡의 벽을 찾은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이다.

통곡의 벽은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 중인 동예루살렘에 위치해 있다. 이스라엘 관리와 함께 이곳을 찾는 것은 해당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어 미국의 역대 국무장관들은 동반 방문을 피해왔다.

이처럼 수십 년 동안 지켜온 외교상 금기를 깨뜨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는 팔레스타인을 포함해 국제사회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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