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25 14:30

고대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팀 "자살 고위험군도 18%…회사 대처는 미흡"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고객응대 부서에 근무하는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시정신건강복지센터와 고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사진)팀은 안산시감정노동자 실태조사를 통해 ‘회복탄력성이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대상은 19세 이상 성인으로 판매나 서비스직 등 고객 대면서비스를 하는 감정노동자 489명이다. 연구팀은 이들에 대한 우울, 불안, 스트레스, 자살사고 등 정신건강 위험도평가와 더불어, 개인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해 남성의 11.1%, 여성의 17.1%가 스트레스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응답자 중 44.1%가 우울감을, 또 35.5%가 불안감을 경험했다. 특히 불안감과 관련해 전체 응답자 중의 18.2%가 자살 고위험군으로 나타나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함을 보여줬다.

이들에 대한 감정노동의 원인 분석에서 응답자의 3분의 2가 “고객응대를 하면서 과다하고 부당한 요구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호소했다. 또 “고객응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지지체계나 보호체계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이밖에도 응답자의 절반은 “조직이 감정노동자의 업무를 감시하며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생각했으며, “감정노동으로 인한 마음의 손상이 크며, 감정이 회복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고 답했다.

이번 분석에서 정신건강문제와 관련한 상관분석에서 '직무스트레스와 감정노동'은 대부분 하위요인에서 비례했으며, '직무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과는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복탄력성은 열악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스트레스 요인에 대항하는 힘이다. 따라서 회복탄력성이 높은 감정노동자는 고객응대의 과부하나 감정 손상을 잘 이겨낸다는 뜻이다.

윤호경 교수는 “조직원의 회복탄력성을 증진시켜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는 교육과 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감정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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