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3.26 16:29
(사진=JTBC 뉴스 캡처)
(사진=JTBC 뉴스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한 이희진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다운이 1년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국동포 3명과 함께 지난달 25일 오후 6시 10분께 경기 안양 한 아파트에서 이씨의 부모를 살해했다. 김씨는 사건 당일 이씨의 동생이 슈퍼카를 판매하고 받은 돈 가운데 일부인 5억원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1년 전부터 피해자를 감시한 것을 확인했다.

김씨의 휴대폰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피해자와 거주지 등을 촬영한 동영상이 여러개 발견됐다. 이씨로부터 주식 사기를 당한 피해자 모임과 접촉해 이씨의 가족관계를 확인한 것도 드러났다. 4월에는 위치추적기를 이용해 4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범행 당일 새벽에도 피해자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붙여 피해자 차량을 추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범행 당일 표백제와 청테이프, 장갑, 손도끼 등을 산 것으로 드러나 우발적 범행 가능성은 낮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범행 도구까지 준비해 간 것을 볼때 살해까지도 생각하고 진입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아버지와 요트 사업을 준비하다 빌려준 돈 2000만원을 받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김씨 주장에 대해 경찰은 근거가 없다고 봤다. 요트 사업을 했다는 주장과 이씨 아버지와 금전 거래, 통화내역 등은 경찰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경찰은 슈퍼카 판매대금을 노린 범행이라는 일각의 의문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없다고 봤다. 김씨 등이 슈퍼카 판매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고, 매매계약 이전에 이미 공범을 고용하고 범행을 준비한 점 등의 이유다.

다만, 경찰은 김씨가 입수한 슈퍼카 매매증서에 나머지 판매대금 10억원이 이씨 동생에 입금된 내용이 담겨있는 것을 토대로 이씨 부모를 살해한 이후 20여 일 간 이씨의 동생을 상대로 추가 범행을 준비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김씨는 이씨 동생에게 이씨 어머니 행세를 하며 연락을 주고 받고, 직접 만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전후 피의자 행적을 봤을 때는 또 다른 범행을 계획하려고 만난 것"이라며 "추가로 돈을 뺏을 목적이나 범행을 숨기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씨는 강탈한 5억원을 △변호인 선임비 △지인 증여 △심부름센터 △창고 임대 등에 1억7900여 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억5070만원을 회수하고 남은 은닉자금을 확인 중이다.

경찰은 범행 당일 중국 칭다오로 출국한 공범 3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신청했다. 중국 공안이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국제사법공조로 국내로 들여와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26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김씨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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