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3.27 11:45

화학공장으로 변경되며 환경문제 발생...유독물질 악취로 '고통'
폭발 위험성에 불안 가중… 5m 송유관시설서 시신까지 발견

SK인천석유화학 이전 범 시민행동(이하 SK시민행동)과 환경단체인 글로벌에코넷 등은 26일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봉수대로 SK인천석유화학 주변에서 'SK인천 석유화학 공장 이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원성훈 기자)
SK인천석유화학 이전 범 시민행동과 환경단체인 글로벌에코넷 등은 26일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봉수대로 SK인천석유화학 주변에서 'SK인천 석유화학 공장 이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SK인천석유화학 이전 범 시민행동(이하 SK시민행동)과 환경단체인 글로벌에코넷 등은 26일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봉수대로 SK인천석유화학 주변에서 'SK인천 석유화학 공장 이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SK시민행동'은 이날 "세계 어디서라도 볼 수 없는 화약고나 다름없는 공포의 공장이 인천광역시 서구에 있다. 바로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이라며 "지난번 SK인천석유화학이 공장 증설공사를 하면서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나프타 누출사고로 불꽃이 일고 소음과 악취가 진동해 주민 1,000여명이 야간에 봉수대로를 점거하여 시위하는 상황까지 있었다"고 질타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바로 길 건너에 주택가가 있고 초등학교는 공장에서 180m 지점에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유지해오던 공장을 12년동안 여러차례 변경을 거쳐 2014년 6월 20일 서구청에서 공장증설 최종 승인을 얻어 가동되고 있다.

SK시민행동 이보영 주민대표는 27일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SK인천석유화학의 전신인 '경인에너지' 시절에는 별다른 환경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2013년 경 현재의 SK인천석유화학으로 공장의 성격이 바뀌면서 환경문제가 대두됐다"며 "화학공장이다 보니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평가되는 벤젠, 톨루엔, 쟈일렌 등 유독성 화학물질로 인해 냄새가 심해서 주민들의 고통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들이 들어서기 전에 공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공장 성격이 바뀌기 전에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었지만 2013년 이후 화학공장으로  바뀌면서 환경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SK인천석유화학 홈페이지의 '회사소개'에는 "1969년 대한민국 세 번째 정유공장으로 설립되어, 국가 및 지역경제 발전에 초석이 되어왔으며 2013년 7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분사되어 새롭게 출범했다"고 명시돼 있다.

SK시민행동 이보영 주민대표는 중국 화학공장의 사례를 상기시키면서 화학공장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지난 3월 21일 오후 중국 장쑤성 연청시 농약 화학공장이 폭발해 지금 현재 78명 사망 13명 위독 부상자가 566명 발생했다"며 "그 공장은 1.2㎞ 지점에 유치원도 있다. 또한 폭발의 여파는 반경 7.2㎞ 지점의 유리창이 깨지는 등 대형사고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5년 8월 12일 오후11시 중국 텐진항 화학공장 사고는 173명이 사망하고 797명이 중상과 부상을 입었으며 인근 텐진항 부두에 있던 자동차 12,000대가 파손되는 대형 참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K인천석유화학도 언제 어떤 사고가 날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니 이제부터라도 위험한 요인을 없애는 길이 바른 방법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여수산업단지에서는 주변마을 주민들을 이주시킨 후 공장을 가동했다"며 "그런데 유독 SK인천석유화학은 버젓이 승인을 얻어 가동되고 있으니 우리 주민들이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SK인천석유화학을 두고 10개가 넘는 주민대책위원회가 운영됐음에도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안전대책이나 강구책은 마련하지 않고 불신과 갈등만이 계속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 SK시민행동은 주민들께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 김선홍 상임회장은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1월 17일 'SHE(안전·보건·환경) 경영철학'에 따라 인근 봉수대로변 360미터 구간에 방호벽을 설치했고, 환경개선추진단도 창단해 주민 주도로 환경오염시설에 대한 감시·감독 및 계도 역할을 다하겠다고 발표한지 불과 한달 후인 2월 17일 오전 9시45분에 SK인천석유화학이 관리하는 지하 5미터 송유관시설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고 힐난했다. 이어 "사망자는 SK인천 석유화학 직원은 아니고 인천에 거주 주민이란 보도가 나왔는데, 보도에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르고 수사중 이라는 언론보도였다"며 "글로벌에코넷에서는 지난 3월 22일 경찰청에 사건 경위와 결론을 밝히라는 공문을 보냈고 3월 28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SK인천석유화학은 지하 송유관 시설이 국가중요시설이 아니라고 하지만, 송유관 시설은 엄청난 대규모 휘발유, 경유이송 배관시설로 유사시 상당히 위험하다"며 "송유관 배관 순찰중에 시신이 발견된 것은 입으로만 안전을 외치는 구태적 행태이고, SK인천석유화학 상황실 CCTV는 무엇을 한 것인지 궁금하다. 모든 상황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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