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27 14:38

확률 50% 수준의 기존 잠혈검사 대체 가능
세브란스 김남규·한윤대 교수팀과 지노믹트리, 새 검사방법 공동개발

세브란스 대장항문과 김남규 교수(사진 왼쪽)와 한윤대 교수.
세브란스 대장항문과 김남규 교수(사진 왼쪽)와 한윤대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대변에 들어 있는 바이어마커를 이용해 90% 이상의 확률로 대장암을 진단하는 새로운 검사기법이 개발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한윤대 교수팀과 바이오벤처인 지노믹트리는 27일 새로운 후성유전적 바이오마커 ‘신데칸-2(SDC2)메틸화’를 활용한 대장암 조기진단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방법이 실용화되면 그동안 50%에 머물렀던 분변잠혈검사를 대체하는 획기적인 진단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이 기대된다.

연구팀은 연세암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을 받은 85명을 대상으로 전·후향적 복합설계를 통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대상자는 대장암 판정을 받은 환자 245명,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나타난 정상군 245명과 대장용종 유군 62명, 그리고 위암(23명)과 간암(10명)으로 확진받은 환자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대변을 제공받아 연구 대상자별 DNA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연구결과,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진단방법의 민감도(진양성률)는 0.2%, 특이도(진음성률) 역시 90.2%를 기록했다. 이는 종양의 단계나 위치, 연구대상자의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나타났다. 특히 0기~2기까지 대장암 진단 민감도가 89.1%(128명 중 114명에게서 반응)를 기록해 대장암을 조기진단하는 충분한 유효성을 보여줬다.

이 방법으로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의 보유 여부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흥미로운 것은 10㎜ 이상의 대형용종에 대해서만 유의미한 양성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위암과 간암에서는 반대로 양성률이 낮아 대장암만을 정밀하게 진단해 냈다.

연구를 주도한 김남규 교수는 “장을 비워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대장내시경을 기피하는 사람에게 초기검사의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검사법이 대장암의 조기진단·치료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후생유전학 학술지 'Clinical Epigene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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