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3.28 09:36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BBC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보수당 내 회의론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집권 보수당의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에 참석해 오는 29일 개최할 ’제3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 대한 보수당의 지지를 촉구하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메이 총리는 "국가와 우리 당(보수당)이 옳은 선택을 하도록 내가 의도했던 것보다 이른 시일 내에 총리직을 떠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보수당) 모두가 합의안을 지지한다면 유럽연합(EU)을 원활하고 질서있게 떠날 수 있다. 영국민들의 결정을 전달하는 역사적인 의무를 마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영국 매체들은 오는 7월 중순께 보수당 신임 대표가 결정된 후 가을께 그가 사임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먼델 스코틀랜드 담당장관은 "총리는 개인의 이익보다 국익을 우선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메이 총리의 결단을 높이 샀다.

메이 총리의 배수진에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 중 일부는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기존 승인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보수당 의원 중 20여명 가량이 이미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은 여전히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승인투표가 열려도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의회 규약을 근거로 동일 회기 내에 실질적으로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승인투표 개최 여부조차 불가능해졌다. 메이 총리는 1월 중순과 3월 12일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에 부친 바 있다. 1차는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각각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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