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3.31 10:00
이재무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디테크융합연구소 연구교수.
이재무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디테크융합연구소 연구교수.

[뉴스웍스=이재무 칼럼니스트] 여성이 대표이사로 있거나 여성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기업을 여성 기업으로 통칭한다.

일각에서는 여성 기업이라는 분류와 명칭이 성차별에 근간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 부문에서 여성 기업이 상대적으로 방치되어온 현실과 한국 산업구조내에서 여성들의 현실적 위상이나 활동 여건을 고려하면 오히려 성인지적 관점으로 보는 것이 옳다.

최근 여성 기업에 대한 의미와 사회적 인식이 바로잡히면서 정책적으로 여러 지원 대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기획과 노력이 시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이 강화되지 못해 여전히 가시적으로 명확한 성과와는 크게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저런 원인이 지적될 수 있지만 역시 각종 사업들이 현실적 간극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금융 지원의 경우 여성 기업에만 한정되는 사업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매년 예산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의 홍보가 비효과적으로 전달되어 정책수혜자인 여성기업이 관계 사업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성 기업이 집중되어 있는 산업과 여성 기업의 열악한 경영 상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그로 인해 실제 자금이 필요한 여성 기업은 정작 자금 지원을 받기 어렵고 그에 따라 정책 자금 지원 실적도 미미하다. R&D 지원 역시 다양한 기관이 실시하고 있지만 사업이 대체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한 기술 지원에 집중되어 있어 연구개발 전담조직조차 두지 못하는 여성 기업의 실정과 이격이 있다.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성 기업에 대한 지식재산권 침해위험에 대한 차별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있지 못하다. 아울러 여성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 안정화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에도 여성 기업에 대한 표적 대책 역시 미흡한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 여성 기업에 대한 보다 실효적 지원을 통해 미래 국가 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제언할 수 있다. 정책 홍보에 있어 TV와 버스, 지하철을 이용한 광고를 크게 늘리고, SNS, 유튜브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의 활용을 높여 사업 관련 홍보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여성 기업에 대한 지원 평가 시 단순히 일정 수준 가산점만 부여할 것이 아니라 별도의 여성 기업 평가 지표를 마련해 현재의 재정 상태나 사업장 규모가 아닌 사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에 대한 전향적인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소기업에 대한 평가 간소화와 지원 준비 기간 단축 등의 우대 조치가 명시돼야 할 것이다. 함께 여성 기업이 집중된 산업 분야 문화콘텐츠 생산, 지식서비스, 예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에 특화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R&D 부문에서도 여성 기업이 안정적으로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를 위해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여성 기술 인력의 고용을 권장하고, 그들의 장기근속 보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급여를 정부가 책임지거나 세제 혜택 등의 수혜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여성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별도의 기구 마련 및 비가시적 기술 저작물에 대한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여성 기업에 대한 경영 안정화 지원 활동은 기업의 존속과 직결되므로 구체적이고 실체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먼저 비교적 경쟁력이 약한 여성 기업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여성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의 공공구매 비율을 대폭 상향시켜야 하며, 여성 기업의 해외박람회 참가 지원 및 여성기업 전문박람회 개최 등을 더욱 활발하게 실시해야 할 것이다.

여성 기업의 경영 역량 향상을 위해 성공한 여성 기업으로 이루어진 멘토기업단을 구성해 산업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기업 멘토링과 컨설팅이 필요하며, 여성 기업가 정신이 여성 기업의 경쟁력에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고려해 여성기업가전문대학을 설립하고 실제 창업으로 이어진 졸업생에게는 제도적·금전적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끝으로 여성 기업 관련 공공기관과 체계를 확대해 더 많은 조사와 연구, 정책개발에 전념해야 한다.

본 제안은 지나치게 여성 기업만을 우대함으로써 시장질서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여성 기업을 무한정 지원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많은 부분에서 미흡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었으며 현재 초기단계에서 버티고 있는 여성 기업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무사히 독립할 수 있도록 돕고 건강한 시장의 일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기존의 산업과 기업 활동이 성장의 한계에 도달한 현재 시점에서 새로운 경제 원동력의 필요성과 발전을 위한 잠재 가치를 생각하면 본고의 주장이 그리 무리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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