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28 18:41

질병관리본부, 2008-2018 지역건강통계 발표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지표가 개선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악화하고 있어 정부의 대국민 건강전략이 여전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치료중심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질병관리본부와 17개 광역자치단체가 27~28일 양일간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경과보고 및 질관리 평가대회’에서 발표한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날 발표된 128개 주요 건강지표를 보면 개선보다는 악화 또는 답보상태가 월등히 많았다.

남자 흡연율의 경우 10년 전인 2008년 49.2%에서 조금씩 감소해 지난해엔 40.8%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연홍보와 정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감소세다.

반면 연간 고위험음주율과 비만율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자리에서 7잔(남자)이상 마시는 음주행태를 보이는 고위험음주자 비율이 10년전 18.5%에서 2018년 19.2%로 늘었고, 비만율(체지방지수 25 이상)은 지난해 31.8%로 10년전 21.6%에서 무려 10%이상이나 증가했다.

하지만 걷기실천율이나 건강생활실천율은 퇴보하고 있다. 걷기(주 5회 30분 이상)의 경우 50.6%에서 42.9%로, 건강생활실천율(금연·절주·걷기)은 34.5%에서 30.7%로 나타나 10년 동안 계속 뒷걸음질 중이다.

다행히 우울감 경험률은 7.7%에서 5.0%로, 칫솔질실천율은 54.5%에서 56.7%, 동승차량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7.8%(2014년)에서 18.2%으로 미미하게 상승했다.

문제는 이 같은 건강지표가 지역간 편차가 심할 뿐 아니라 개선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54개 시·군·구 지역의 지표를 보면 지역간 조사를 벌인 2008년 이후 약간 줄긴 했지만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는 17.5%의 가장 낮은 흡연율을 보였지만 강원도는 24.8%로 가장 높았다. 고위험음주율과 비만율 역시 모든 지역을 통틀어 세종시가 각각 13.8%과 27.8%로 가장 낮은 반면 강원도는 22.6%과 34.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와 건강생활실천율은 극명하게 차이가 벌어졌다. 서울의 경우 걷기실천율은 67%, 부산은 55.7%에 이른다. 하지만 세종시(28.8%)를 비롯한 제주 35.4%, 경북 35.6%, 경남 36.7%, 강원 38% 등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낮은 실천율을 보였다. 건강생활실천율 역시 서울이 49.2%로 가장 높았고, 세종을 비롯한 지방은 20~30% 수준에 머물렀다.

지역건강통계는 국민의 삶의 질과 국가의료비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가가 반드시 챙겨야할 중요한 지표다.

한 예방의학 전문가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여전히 국민건강을 보여주는 지표는 후진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하루빨리 보건예산과 정책이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지역 간 건강격차의 원인 파악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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