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3.31 06:25

내달 적자 전망 잇따라…수출 부진·외국인배당금 집중 송금 영향
작년 12월부터 준 반도체 수출, 3분기까지 회복 어렵다는 전망도
경상수지 적자 기록해도 외환시장 불안감 낮을 듯…고착화는 유의해야

(일러스트=픽사베이)
(일러스트=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진에 따른 수출 하락세가 지속되고 외국인 배당금 송금이 집중되는 4월에 경상수지가 2012년 4월(-1억4480만 달러) 이후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 우려는 최근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감소세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감소하고 있는 수출의 경우 3월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3월 수출 집계가 4월 1일 나오는 가운데 3월 1~20일 수출은 280억39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4억3800만 달러(-4.9%) 줄었다. 3월 1~10일 수출 감소폭 19.1% 보다는 개선됐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었던 반도체가 D램 단가 하락 및 재고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하다. 삼성전자도 최근 이례적으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6조원 초반대로 대폭 하향 조정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직전분기 대비 42.3% 줄어든 6조235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IM(모바일) 사업부를 제외한 모든 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유약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 2분기는 5조8000억원으로 분기 실적 저점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 시각을 하반기로 돌려야할 시기”라고 평가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기대치 하회 이슈가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메모리 다운사이클에서는 제품 가격 하락이 탄력적 수요 증가를 촉진시켜 저점을 앞당겨 왔다면 이번에는 이 같은 작용원리가 동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가 최근 D램 평균거래가격이 재고 영향으로 3분기까지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하반기까지 반도체 수출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도 D램 가격이 3분기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체들은 2분기 이후 안정화를 기대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28일 “시장흐름에 대해 말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상고하저 흐름 전망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언급했다. 정부도 반도체가 ‘상고하저’ 흐름 속에 하반기부터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심은 경상수지가 단순히 한 달 정도 적자를 기록할 것인지 아니면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라며 “경상수지 추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역수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효자 노릇을 하던 반도체 무역수지 및 대중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 현상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수출 및 대중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의 주된 원인이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의 영향이라는 점에서 갈등해소 여부에 따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가 동반 개선될 공산이 높다”며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시 국내 반도체 및 대중무역 수지 흑자폭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상수지 적자기조의 지속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더라도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금융센터는 “경상수지 적자 우려는 반도체 가격 하락, 무역분쟁 지속 등 한시적 요인에서 비롯되나 이는 각국 정책당국의 대응과 노력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조짐을 보이고 글로벌 외화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향후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경상수지 적자와 저성장이 고착될 경우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동시에 불안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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