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29 17:07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한의면역암센터 이준희 교수

한의학은 암을 극복하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한방의 강점은 환자의 몸을 최적화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강건한 몸을 만들어 양방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빠른 회복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방에서 보는 대장암의 대표적인 원인은 습열(濕熱)이다. 동물성 지방과 육류(특히 붉은색 고기)를 과다 섭취한 결과, 습열이 발생한다고 해석한다.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도 같은 개념이다. 사상체질로 보면 태음인에게 상대적으로 많다. 이런 한의학적 기전으로 대장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한의학이 어떤 도움을 줄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먼저 한방은 항암·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줄여줄 수 있다. 대장암 환자는 치료과정에서 소화불량과 메스꺼움, 구토와 더불어 피부건조, 손발 저림, 식욕부진 등 전신 증상을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항암치료는 수술 이후에 실시한다. 그리고 기간도 5개월 내외로 길다. 이 기간에 체력저하에 따른 불안, 우울, 불면 등 정신적 증상도 호소한다. 이때 한의학 치료를 병행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항암요법을 쉬는 기간에 주 2~3회 간격으로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하면 부작용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한방치료로 침, 뜸, 약침요법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약화된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고, 습열과 어혈을 제거하는 한약을 보조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이나 후유증 관리에도 유용하다. 수술 이후에는 복통이나 배변 시 불편감, 설사 등과 같은 후유증이 나타난다. 이때 침이나 약침·뜸·온열요법을 병행하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침이나 약침요법은 대장과 복강 내로 연계된 경혈·경락 등을 자극해 통증을 완화시키고, 정상적인 대장운동의 회복을 도와준다. 뜸 치료는 복강 내 기혈순환을 촉진시켜 수술 후 발생하는 어혈을 빠르게 해소시켜준다. 시술은 주로 천추, 관원, 중완 등의 경혈에 하며, 수술 이후 입원 시에는 매일, 퇴원 이후에는 주 2~3회 진행한다.

항암 한약치료는 수술 후 혹은 항암제 사용 종료 후에 진행한다. 대장암의 대표적인 원인인 습열을 제거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또 습열이 발생하기 쉬운 전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로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암을 이겨내는 힘을 극대화하고, 치료 중 흐트러지고 약화된 장부기능의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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