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6.02.15 18:25

세계 2, 3위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실물경제 상황이 위험수준이다. 올들어 국제금융시장이 이같은 위기감을 선반영했고 이날 증시도 선방했다는 분석이지만 충격파는 상당할 전망이다.

 

15일 나온 일본의 작년 10~12월(회계연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0.4% 감소했다. 연율로는 1.4% 줄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0.3%, 1.2% 감소를 각각 밑도는 수준이다. 작년 2분기(7~9월) 1.3% 성장한 여세가 곧바로 꺾이며 다시 감소세로 떨어졌다.

문제는 개인소비가 0.8%, 주택투자가 1.2% 줄어드는 등 내수 주요 부문에서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날 발표된 1월 산업생산도 당초 기대보다 나빴다. 전월대비 1.7% 위축되며 당초 발표한 속보치 -1.4%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작년동기대비로는 1.9% 줄어 역시 속보치(-1.6%)보다 폭이 컸다. 전월대비 및 전년동기대비 위축세는 모두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뇌관이 된 중국경제 지표도 갈수록 침체양상을 보였다.

중국의 1월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 작년대비 11.2%, 위안화 기준으로는 6.6% 각각 줄었다. 감소폭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1월 수출이 2.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도 달러화 기준으로 작년대비 18.8% 감소했고, 위안화 기준으로는 14.4% 줄었다. 이는 그만큼 내수도 부진하다는 신호다.

연초인데다 설(춘제)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공백 등이 겹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 12월에 수출이 14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짝 반전했었고 연초 위안약세 효과도 있던 상황이어서 시장불안감은 증폭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외환 당국이 환투기 세력으로부터 위안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어 수출의  위안약세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외환 투기세력에 강한 경고신호를 날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위안가치 방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우 총재는 지난 13일 발간한 경제주간지 차이신((財新)과의 인터뷰에서 “투기 세력이 시장의 정서를 주도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안화의 지속적인 절하 전망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저우 총재는 인터뷰에서 19차례 ‘투기’를 언급해 최근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를필두로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과의 ‘환율전쟁’에 초강경 입장을 보였다. 중국 당국이 수출 등 실물보다 외환 및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실물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통화 공급도 대거 늘리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도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블룸버그의 필딩 첸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악화는 부진한 중국 경제를 더욱 곤란하게 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한 어떤 정책을 내놓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일본의 실물경기 침체는 전세계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국 통화가치 약세와 금리인하 등 주요국들의 통화전쟁을 본격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미국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의장이 글로벌 경기 둔화를 우려한 발언과 유럽중앙은행(ECB)도 현 마이너스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공포가 휩쓸었다.

그러나 적잖은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경제 성장이 견고한 만큼 전세계적 침체국면이 재연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에 낸 보고서에서 선진국이 12개월내 경기침체로 갈 가능성이 25%, 24개월내 침체가능성은 34%로 낮게 전망했다.

이날 일본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7.16% 오른 1만6022.58로 마감했고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2.84% 하락 출발해 줄곧 낙폭을 줄이며 -0.63% 약세 마감해 시장기대감의 방향을 가늠케 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이 마이너스금리 선택에 이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