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4.01 19:36

최경진·송명훈 UNIST 교수 공동연구팀

UNIST와 신성E&G가 만든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효율이 21.19%까지 달성했다. <사진제공=UNU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효율 한계에 다다른 실리콘 태양전지에 돌파구가 생겼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더해 효율을 높이는 ‘탠덤’ 기술이다. 국내 최초로 탠덤 태양전지에 도전한 연구진이 21.19% 효율을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최경진·송명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의 교수 공동연구팀은 신성E&G와 함께 ‘일체형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공정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상용화에 대한 기대도 높다.

현재 태양광 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은 효율을 높이거나 제조비용을 낮추는 부분에서 모두 한계에 도달했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은 이론적 최대효율인 29%에 육박하는 26.6%에 이르렀고, 태양전지 단가는 1와트(W) 당 0.16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최경진 교수는 “중국을 중심으로 불어닥치는 가격 주도형 ‘태양광 치킨게임’의 영향으로 제품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손익분기점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라며 “향후 국내 태양광 기업이 생존하려면 태양전지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여야 한다”라고 현재 태양전지 시장을 진단했다.

이 가운데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현재 실리콘 태양전지의 기술적 한계를 우회적으로 극복하면서 효율과 단가 문제를 해결할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 꼽힌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생산공정을 그대로 쓰면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장점을 더해 저비용·고효율 태양전지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흡수한 반도체가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물질마다 흡수할 수 있는 태양광의 범위가 다르므로, 단일 물질만 쓰면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제1저자인 김찬울 UNIST 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단일 접합 태양전지에서는 태양광 흡수 범위가 정해져 있어, 다른 영역의 태양광은 투과되거나 열 에너지로 낭비되는 문제가 있다”라며 “다중 접합 태양전지는 서로 보완적인 두 개 이상의 광흡수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는 ‘탠덤 구조’라 투과되거나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갈륨(Gs)과 비소(As) 등을 활용한 반도체로 탠덤 태양전지를 만든 적이 있다.

하지만 비싼 재료와 공정 장비를 사용해 상용화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현재 태양전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며 제조 단가가 가장 낮은 실리콘 태양전지를 아랫부분에 활용했다.

윗부분에는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쌓았는데, 광학 계산 설계로 최적 효율을 얻는 구조로 만들었다.

그 결과 개발된 저비용·고효율 탠덤 태양전지의 효율은 21.19% 효율로 동일 탠덤 구조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확보했다.

최경진 교수는 “태양광 산업에서도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며 “국내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에 도전해 저비용·고효율을 달성한 이번 연구가 국내 태양광 산업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저널인 ‘나노 에너지’ 지난달 19일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송명훈 교수, 최경진 교수, 유재철 교수, 김찬울 석사과정 사진제공=UNIST
송명훈(왼쪽부터) 교수, 최경진 교수, 유재철 박사, 김찬울 석박사과정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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