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4.05 09:09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르노삼성자동차는 장기 파업의 영향으로 내년 신차 유럽 수출 물량 확보가 매우 힘들게 됐다. 올해 닛산 로그 생산 물량도 닛산에서 줄이겠다고 연락 온 상황이다. 지역경제도 붕괴 직전에 놓여 지역주민들부터 파업을 빨리 끝내기를 종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조는 민주노총과 합세해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회사가 망해도 노조는 살아날 방도가 있다는 생각이 기조에 깔려 있는 것 같다.

노조가 회사 정책을 견제하고 노동자 복지를 조율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노조의 이득만 챙기는 행동은 현명하지 않다. 회사가 위기 상황일 때는 일치단결해 난관을 먼저 해결해야한다.

무엇보다 노동운동에는 명분이 중요한데 이번 르노삼성차 노조의 파업은 그런 측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떼쓰기'로 여겨진다. 

국내 강성 노조로 통하는 현대차 노조에서도 그동안 노동운동으로 오히려 임금 격차만 더 심해졌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조가 그동안 노동자들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투쟁 방식은 옳았는지 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지난 3일 노동법 개정을 반대하며 국회 경내외에서 과격한 집단행동을 통해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는 등 과격 시위를 일삼아 법치주의 근간마저 무시하는 행동을 보였다. 국민들로부터 신뢰가 더욱 떨어졌다.

그동안 우리는 노동운동에서 일삼는 불법, 떼법 시위를 관용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얼마나 힘들었으면 일터를 벗어나 목소리를 높이겠냐며 그들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렇지만 민노총 조합원들의 높은 임금 수준이 널리 알려지면서 노동운동은 그들만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또 하나의 갑질'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회사들은 한국 시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노동운동에 대한 이해하지 못할 협상 조건들로 인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미루고 있거나 투자 리스트에서 빼고 있는 추세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돌입,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수출에서는 품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계획하기 어려운 처지다.

회사가 성장해야 노조도 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 이런 인식에서 노동운동이 출발해야한다. 사측도 회사의 수익에 대해 노조의 역할을 인정해 주어야한다. 현재 르노삼성차 노·사 양측은 오랜 기간 임단협에서 대립해온 만큼 상호 믿음이 크게 낮아져 있다. 그러나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기 보다는 상호 양보와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한국 GM 군산공장의 폐업 결정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크다. 지금이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와 협력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바람이다.

지금과 같이 벼랑끝 전술,투쟁을 위한 투쟁만 고집한다면 수익이 더 떨어질 것이다. 이를  만회하기위한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다. 이런데도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도 제2의 군산공장이 될 수 밖에 없다. 이후 정부에게 살 길을 마련하라며 길거리로 나와 소리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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