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4.09 08:07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이경욱 교수

여성들이 드러내길 꺼려하는 증상 중에 생리통이 있다. 매달 찾아오는 통증이지만 뾰족한 치료방법도 없는 것처럼 느낄 뿐더러 누구에게 하소연하기도 쉽지 않다.

생리통은 월경 전후로 발생하는 통증을 의미한다. 가임기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생리통이 심한 여성은 복통 이외에도 구토, 설사, 요통, 두통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생리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크게 두가지로 구분해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생식기관의 기질적 이상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생리통’이다. 다른 하나는 종양이나 다양한 질환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속발성 생리통’으로 분류할 수 있다.

원발성은 골반 내에 뚜렷한 병변 없이 발생한다. 월경을 시작하기 직전 혹은 직후에 발생하며, 2~3일 통증이 계속된다. 원인은 자궁내막에서 생성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생리활성물질이 주범이다. 이 물질이 과다분비되면 자궁수축이 유발돼 통증을 일으킨다.

속발성은 질환과 관련돼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생리통이 새로 나타나거나, 통증 강도가 심해지고, 또 통증 발생기간이 길어진다면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과 같은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생리통, 생리과다, 빈혈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자궁샘근육증(자궁선근증)은 자궁근육층이 일부 또는 전체적으로 비후되고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생리통 및 생리과다의 흔한 원인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밖의 복강내 조직, 난소 등에 부착돼 자라나는 질환이다. 이 역시 심한 생리통과 만성골반통, 난임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진다.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생리통은 생리 전부터 시작돼 생리기간 내내 지속되기도 한다. 복통 이외에도 엉덩이, 항문, 하지 등으로 전달되는 방사통을 보이므로 통증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생리통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 방법도 많다. 하지만 크게 증상완화를 위한 약물요법과 통증 유발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방법으로 구분해 치료한다.

원발성 생리통은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하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증상을 조절한다. 경구피임제 등 호르몬제제도 효과적인 약물치료 방법이다.

생리통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다면 단순한 진통제만으로는 조절되지 않는다. 이때는 영상검사 등을 통해 진단과 병변을 파악한 후 수술을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생리통을 질환으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엔 원인을 반드시 찾아 증상조절에 힘써야 한다. 특히 중년 여성이 생리통에 시달린다면 부인과적 질환으로 인한 이차성 통증일 수 있으므로 특히 유념해야 한다. 서둘러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