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4.09 09:58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황호식 교수, 적외선카메라 없는 동네 안과에서도 측정 가능

황호식 교수가 안구건조증 환자의 눈을 검사하고 있다.
황호식 교수가 안구건조증 환자의 눈을 검사하고 있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되는 안구의 '마이봄샘'을 촬영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황호식 교수팀은 기존의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눈꺼풀에 있는 마이봄샘을 촬영해 기능을 확인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을 마쳤다고 9일 밝혔다.

마이봄은 눈꺼풀에 있는 일종의 피지샘이다. 이 피지샘을 안구표면에 분비해 눈물막의 지질층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곳이 마이봄샘이다. 이 지질층이 눈물의 증발을 억제하기 때문에 마이봄샘이 막히거나 소실되면 증발형 안구건조증이 나타난다. 이른바 '마이봄샘 기능장애'다.

이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검사하려면 기존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눈꺼풀 결막밑에 위치한 마이봄샘을 촬영했다. 따라서 이 장비가 없으면 마이봄샘의 소실여부를 알 수 없었다.

반면 새 진단법은 모든 안과가 구비하고 있는 세극등 현미경과 적색필터만을 사용한다. 위아래 눈꺼풀을 뒤집은 다음 세극등현미경 앞에 적색필터를 위치시킨 후 의사가 세극등현미경을 통해 직접 확인하거나 세극등현미경에 연결된 일반카메라로 촬영해 마이봄샘의 소실여부를 확인한다.

교수팀은 병원에 내원한 환자 64명 125안을 대상으로 적색필터와 세극등현미경만으로 ‘마이봄샘의 소실정도’를 확인한 뒤 기존 진단법과 비교·분석했다.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0점(정상)부터 3점(2/3이상의 마이봄샘 소실)으로 매기고, 위아래 눈꺼풀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합산해 두 촬영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새 진단법으로 평가한 마이봄샘 소실 점수는 기존의 적외선 마이보그래피를 이용해 평가한 마이봄샘 소실점수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조사대상 125안 중 70안은 두 진단법간의 마이봄샘 소실점수 차이가 0이었으며, 120안에 대해서는 1점 이하의 차이를 보였다. 또 새로운 촬영법으로 얻은 마이봄샘 사진을 동일한 검사자가 1개월 간격으로 다시 마이봄샘 소실점수를 평가했을 때 상당한 수준의 신뢰성을 보였다. 이로써 교수팀은 새 진단법이 기존 진단법의 정확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황호식 교수는 “기존에는 마이봄샘 소실 여부를 보려면 고가의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된 현미경을 이용했다"며 "이제 웬만한 안과에서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SCI학술지 '각막(CORNEA)'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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