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4.09 11:53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팀, 서울시 거주 대규모 집단 대상 장기추적 분석

강시혁 교수(왼쪽)과 권오경 교수.
강시혁 교수(왼쪽)과 권오경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초미세먼지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의 발생위험률을 높인다는 사실이 연구결과 드러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교수와 공공의료사업단 권오경교수팀은 건강보험공단의 대규모 자료를 장기간 추적한 결과, 대기오염 중 함유된 미세먼지가 심방세동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강 교수팀은 서울시에 거주한 30세 이상 12만4000여 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가지고 2007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7.9년 간 대기오염과 심방세동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기간 동안 서울시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5.0㎍/㎥, 미세먼지(PM10) 농도는 49.1㎍/㎥였다. 교수팀은 이 수치와 심방세동 발생율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하면 3일 후 심방세동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율이 4.5%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다. 반면 미세먼지나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오존와 같은 물질 이상은 심방세동 발생율과 무관했다.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일반적인 형태로 심장박동 리듬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호흡곤란이나 현기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더 큰 문제는 심장에서 피가 굳는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혈전은 혈관을 떠돌다 머리쪽 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다른 심혈관계 질환은 대기오염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위험도가 상승하지만, 심방세동은 노출기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강 교수는 “평소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던 환자가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져 심방세동 증상이 드러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유럽 예방심장학회지’ 3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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