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4.10 16:27

10년간 계열사 142개 증가…비제조업 110개사로 제조업 32개사의 3.4배
경실련 "정부의 실효성 있는 경제력 집중 억제책 도입돼야"

"5대 재벌, 10년간 계열사 및 업종변화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 현장. (사진제공=경실련)
"5대 재벌, 10년간 계열사 및 업종변화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 현장. (사진제공=경실련)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롯데·SK·LG·현대자동차·삼성 등 이른바 5대 재벌의 경영형태가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본력과 유통망을 활용해 주력 업종과 관계없이 비제조 및 서비스업 진출로 손쉽게 돈을 벌려는 재벌들의 경영행태가 극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재벌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경제구조가 시스템 리스크와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경실련은 1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5대 재벌, 10년간 계열사 및 업종변화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권오인 재벌개혁본부 국장,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등이 참여했다.

경실련은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 기업집단 목록상의 계열사를 대상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업종현황을 조사 및 분석했다.

그 결과 5대 재벌은 지난 10년 동안 제조업 32개사보다 3.4배 많은 110개의 비제조업 계열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경실련)
5대 재벌 제조업 및 비제조업 분류. (자료제공=경실련)

5대 재벌의 2007년과 2017년 계열사를 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분류한 결과, 제조업종 계열사는 2007년 88개사에서 2017년 120개사로 32개사, 1.36배가 증가했다. 비제조업은 2007년 139개사에서 2017년 249개사로 110개사, 1.79배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계열사는 2007년 227개사에서 2017년 369개사로 142개, 1.62배 증가했다. 증가한 142개 중 제조업은 32개사(22.5%)인 반면, 비제조업은 110개사(77.5%)로 제조업 증가 분의 3.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비제조업 계열사는 249개사로 제조업 계열사 120개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제공=경실련)
지난 10년 5대 재벌별 제조업 및 비제조업 계열사 증감 현황(단위: 개사). (자료제공=경실련)

5대 재벌그룹별 계열사 증가는 롯데가 46개사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SK 39개사, LG 37개사, 현대차 17개사, 삼성 3개사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재벌 중 비제조업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롯데 38개사, LG 28개사, SK 18개사, 현대자동차 14개사, 삼성 12개사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5대 재벌은 진출이 용이하고 내부거래가 편리한 금융업, 건설·부동산·임대업, 도·소매업, 전문·과학·기술·교육·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에 중점을 두고 계열사를 확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재벌의 땅 사재기와 부동산투기로 이어졌다"며 "재벌은 본업인 제조업 등을 외면하고 건설과 부동산 및 임대업 등의 계열사를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해결책으로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에 출자받은 계열사는 다른 계열사에 출자를 금지하도록 '2층으로' 출자구조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대해서는 보유부동산에 대해 ▲건별 주소 ▲면적 ▲장부가액 ▲공시지가 등을 사업보고서에 의무공시 및 상시공개하도록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부터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