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4.13 07:10

박상현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잠재적 리스크는 과거보다 커져"

이주열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사진=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오는 18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한은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로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동결 중이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한다”며 “미국 금리가 연내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지긴 했으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 2.25~2.50%의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기준금리 인상계획도 0회로 조정했다.

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었고 IMF미션단도 “한은은 명확히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가져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퍼졌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안정상황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 총재의 입장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성장의 급격한 하락이 아니면 금리 인하는 힘들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에서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1%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1월 올해 물가상승률을 1.7%에서 1.4%로 조정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에 그쳤다. 이는 2016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 내내 0%대를 시현 중이다.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3월 인플레이션율이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해외IB들이 물가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노무라는 “가격경쟁 심화, 농산품 가격 안정 등이 물가압력을 제한한다”며 물가상승률 전망을 1.0%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도 부진한 3월 물가를 고려할 때 물가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물가상승률을 1.3%에서 1.1%로 하향하면서 오는 5월 유류세 인하 종료와 유가 상승, 공공요금 인상, 최저임금 인상 영향 등으로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1%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참고로 5월 6일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는 8월 31일까지로 연장됐다. 인하률은 15%에서 7%로 축소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 밖의 물가상승률 둔화로 일부에서는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동반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기 시작했으나 다행인 것인 수출 의존도”라며 “과도한 수출 의존도가 독이기도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 완화 시 수출 수요 회복 등을 통해 국내 물가가 완만하게 반등할 여지를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국내 경제가 심각한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질 가능성은 낮으나 대외 경제 여건이 예상 밖으로 급격히 악화되거나 국내경제의 구조적 저물가 등이 원인이 돼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잠재적 리스크가 이전보다 커진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국내의 경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한은이 조기에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 완화 카드를 사용하기 힘들다”며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물론 과감한 신산업 투자확대 정책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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