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4.15 13:50

일본 CYBERNET가 개발한 SW, 올림푸스의 대장내시경에 탑재해 상품화

AI지원 대장내시경 소프트웨어로 진단한 영상(이미지: 'CYBERNET' 사이트에서 캡처)
AI지원 대장내시경 소프트웨어로 진단한 영상(이미지: 'CYBERNET' 사이트에서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모양만으로 양성과 악성을 가려내는 인공지능(AI) 대장암 진단 소프트웨어가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 최근 출시됐다.

일본의 올림푸스가 ‘EndoBRAIN(엔도브레인)’이라는 이름으로 발매에 들어간 이 제품은 대장내시경으로 보이는 용종(폴립)영상을 인공지능으로 해석해 양성인지 악성(암)인지를 가려내는 진단 보조장치다. 의사는 암일 가능성이 높으면 별도의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 내시경 과정에서 폴립을 떼어낼 수 있다.

이는 일본에서 AI를 이용한 대장암 진단용 의료기기로 정부 승인을 받고 상품화한 첫 사례다.

EndoBRAIN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회사는 이 분야 전문기업인 ‘사이버네트(CYBERNET)’다. (본보 2018년 12월14일 보도)

2013년 AI진단용 소프트웨어 연구를 시작한 이 회사는 2016년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의 용역을 받아 본격적으로 개발에 돌입했다. 쇼와대학의 내시경진단기술, 그리고 나고야 대학의 AI알고리즘을 연계해 의사의 진단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실현했다.

연구진은 암인지 아닌지를 식별한 6만9000여 장의 영상자료를 모아 DB를 만들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실증검사에서 민감도(양성으로 진단한 사례를 양성으로 나타내는 비율)는 96.9%, 양성과 음성을 정확하게 가려내는 진단률은 98%로 나타나 지난해 12월 후생성의 의료기기 승인을 취득했다. 이후 회사는 3만여 장의 증례를 추가해 모두 9만8000장을 학습시켰다. 그 결과, 당초 AI 판단으로 어려웠던 불분명한 영상도 확인 가능하게 됐다는 것.

연구진은 “의료기기 심사시 ‘근거’를 제시하라는 요구조건을 쇼와대학과 나고야대학 의사들이 논문 등을 빠르게 제공해 신속한 승인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다음 단계로 전문의가 아니라도 진단할 수 있는 편리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전문의가 종양 의심부분을 찾아내 정지화면에서 촬영한 뒤 AI의 종양 가능성을 수치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전문의의 기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지화면이 아닌 촬영 영상으로도 암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찾는 기술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EndoBRAIN가 AI 의료기기 인가 첫 사례지만 앞으로 경쟁기업들의 추격이 예상된다”며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조작의 편의성을 도모하는 등 기술의 우위성을 확보해 타사의 추격을 뿌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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