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4.17 13:13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4년간 대기오염 측정기록부 1만3096건 조작·허위 발급

대기오염물질 측정 결과 값 조작 내용이 담긴 카톡. (자료제공=환경부)
대기오염물질 측정 결과 값 조작 내용이 담긴 카톡. (자료제공=환경부)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및 황산화물 등을 속여 배출한 여수 산업단지 내 기업들을 무더기로 적발됐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는 무엇보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대기업들도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전남 지역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여수산단 다수 기업들이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먼지·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했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이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을 포함해 모두 235곳이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여수산단 등에 위치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으로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 측정을 의뢰받아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측정값을 축소 조작한 4253건에 대해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주요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게 조작됐다.

염화비닐 등 유해성이 큰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도 1667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이상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발견됐다.

한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번에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에 공모관계 등이 확인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업체를 우선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지난 15일에 송치했다.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도 의뢰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보강 수사를 진행 중으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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