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4.19 13:51

투자처 마땅치않자 우선주에 매매 몰려…13거래일 연속 상승에도 5% 상승에 그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최근 코스피가 역대 최장기인 13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쓴 가운데 우선주가 상한가 목록을 대부분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가 최장기 상승세를 타면서도 5% 오르는 데 불과한 것을 볼 때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아 우선주를 중심으로 단순히 수급이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주식시장에서는 금호산업과 동원시스템즈의 우선주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오전 11시 15분 기준 동원시스템즈우는 이틀 연속 상한가에 도달한 채 거래되고 있으며 코오롱글로벌우도 상한가 행렬이 가세했다.

코스피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6까지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낸 가운데 우선주 상한가 현상은 크게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8일 한진칼우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시작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날 우리 시간으로 새벽 별세했다는 소식이 발단이 됐다. 

총수 일가가 조 회장 지분 상속과정에서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팔 경우 지분율이 낮아져 그룹의 지주사 한진칼과 핵심계열사 대한항공의 지배구조가 주주우호적인 형태로 개편될 것이라는 기대가 몰린 탓이다. 이에 한진칼우와 대한항공우는 각각 5거래일,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에 1차 자구계획을 냈다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한 2차 자구계획을 다시 제출하면서 그룹 지주사격인 금호산업 우선주와 매각대상인 아시아나항공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금호산업우는 전날까지 5거래일 상한가를 찍었다. 금호그룹 주의 급등은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알짜매물’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M&A)할 후보로 한화·SK·CJ·롯데그룹 등이 거론되면서 이들 그룹의 우선주 역시 상한가 행렬에 들어섰다. 한화우, SK네트웍스우, CJ씨푸드1우, 롯데지주우 등이 대표적이다. 조양호 회장 별세와 아시아나 매각 추진 이슈와 관련 없는 동부건설우, 대상홀딩스우, 동원시스템우 등 각종 우선주도 행렬에 동참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우선주 강세 현상에 대한 우려하는 평가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 총수일가가 상속을 어떻게 할지 정확히 할 수 없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회사도 없는 상황에서 우선주의 이 같은 급등은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뒤늦은 매수자에게는 위험하기도 하다”며 막연한 기대감에 의지한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실제 지난 17일부터 2거래일간 한진칼우와 대한항공우는 급락했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언급된 일부 그룹의 우선주들도 전날 하락하거나 이날 약세 흐름 중에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나타난 우선주 강세 흐름이 증시에 뚜렷한 호재가 없거나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아 나온 결과로 보고 있다.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 가격보다 높은 ‘마이너스 괴리율’이 최근 장 흐름에서 관측되는 것이 그 근거라는 설명이다.

모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마땅한 호재나 악재가 없고 이미 괜찮은 업종과 테마가 충분히 오른 상황에서는 마이너스 괴리율을 보이는 우선주가 강세를 보인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코스피가 13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그 기간 겨우 5% 오른 데 불과한 것으로 보면 우선주가 억지로 지수를 끌어올렸던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추세를 좇아 우선주에 투자하는 경향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통상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성향이 보통주보다 높고 시가총액이 작은 편이다. 거래량도 많지 않아 매수흐름이 없다면 매도도 어렵다. 우선주 투자 열풍에 따라 우선주의 고점에 매입한 투자자라면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갈 때 매도하지도 못하고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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