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4.19 16:07

길병원, 5년전 의무기록 전산화 위해 설립…꼼꼼한 성격과 집중도로 업무완성도 높아

가천누리 직원들이 전산작업을 하고 있다.
가천누리 직원들이 전산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직원 모두가 장애인인 ‘가천누리’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가천누리는 가천대길병원 자회사로 2014년 설립된 배경도 특이하다. 

길병원은 당시 업무가 전산화되기 전이라 종이로 기록된 의무기록지들이 병원 창고에 쌓여 있었다. 병원의 애물단지가 된 방대한 양의 의무기록을 전산화할 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장애인 복지를 위해 이들에게 업무를 맡겨보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대부분 회의적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의 복지를 돕고, 성실성을 믿어보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반신반의하면서 업무가 시작됐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걱정은 기우였다. 가천누리에 취업한 장애인 직원들은 편견을 뒤엎고 완성도 높게 업무를 수행했다.

2014년 12월 21명으로 출발한 가천누리는 이후 직원수를 35명으로 늘렸다. 물론 직원 모두 장애인이며, 그것도 대부분은 중증장애인이다. 이들은 매일매일 병원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각종 환자동의서며, 약정서 등 의무기록물을 스캔해 디지털 영상화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한문덕 대표이사는 “우리 회사는 판매나 생산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정확하고 꼼꼼한 업무능력이 필요한 직장”이라며 “그런 면에서 집중력이 높은 장애우 직원의 능력을 높이 살만 하다”고 말했다.

가천누리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장애인 맞춤형 근무형태와 직원간 단합 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회사는 장애인 직원의 신체적 불편함과 건강을 고려해 전일, 오전, 오후 근무를 탄력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병원을 이용할 때도 진료비를 감면해주는 등 직원들이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오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심지어 길병원 자회사 직원이 누릴 수 있는 복지혜택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덕분에 직원 가운데 9명은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근속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장애인 퀴즈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당당한 사회인으로서의 존재감도 발휘하고 있다.

김양우 가천대 길병원장은 “가천누리는 장애우 고용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좋은 사례”라며 “이 같은 사례가 더 많은 기업으로 전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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