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4.21 12:00

백종범 UNIST교수 연구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달걀 껍데기’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쓰레기를 재활용하면서 수소와 그래핀을 만드는 일석삼조기술이다.

백종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교수팀은 달걀 껍데기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으로 ‘산화칼슘’을 만들고, 이 물질이 수소와 그래핀을 만드는 촉매로 활용 가능하다는 걸 밝혀냈다.

산화칼슘을 촉매로 쓰자 기존보다 낮은 온도에서 반응이 진행됐으며, 별다른 분리공정 없이 사용 가능한 수소가 만들어졌다.

반응 과정에서 산화칼슘 위에 탄소가 얇게 쌓여 그래핀이 합성됐으며, 간단한 처리만 하면 쉽게 떼어내 쓸 수 있다.

수소는 물이나 탄화수소, 알코올 등 수소를 포함한 물질에서 얻는다.

화학 반응마다 적절한 촉매가 필요하다. 산화칼슘은 ‘알코올에서 수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우수한 촉매 성능을 보였다.

알코올은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발효시켜서 얻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대량생산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알코올 성분이 수소와 탄소, 산소이므로 다른 유용한 형태로 변환할 수도 있다.

알코올에 700℃ 이상의 높은 온도를 가해 증기로 만들면서 수소와 탄소 기반의 물질로 바꾸는 기술이 쓰이고 있다.  

700℃ 이상의 고온에서는 수소 외에도 메탄, 일산화탄소, 에틸렌 등의 부산물이 발생한다.

생산된 기체 중에서 수소만 따로 골라내는 공정이 더 필요하고, 수소 생산단가도 올라가게 된다.

백종범 교수팀은 알코올을 이용한 수소 생산의 단점을 촉매로 해결했다.

달걀 껍데기를 이용해 만든 산화칼슘을 써서 반응 온도를 500℃로 낮춘 것이다.

그 결과 생산된 기체의 99%가 수소였고, 그래핀도 산으로 촉매를 제거하면 바로 쓸 수 있는 상태로 생산됐다.

백종범 교수는 “산화칼슘은 달걀 껍데기를 재활용해 만들 수 있어 값싸고 친환경적”이라며 “생산된 수소나 그래핀 모두 별다른 분리 과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가오펑 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는 이번 연구를 위해 구내식당에서 달걀 껍데기를 모으는 일부터 시작했다.

한 박사는 “연구결과가 에탄올을 비롯한 바이오 자원을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플러스 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국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최신호에 실려 출판됐다.

중국 지린대학교의 칭 지앙 교수와 지-웬 첸 연구원도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가오 펑 한(왼쪽) 박사와 백종범 교수가 알코올과 수소생성 반응후 생성된 그래핀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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