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4.22 09:49

매년 꾸준히 늘어 1982년 이후 1256명…지난해엔 52명이 시신 기증

의대생들이 감은탑 앞에서 헌화하며, 시신을 기증한 분들의 뜻을 기리고 있다.
의대생들이 감은탑 앞에서 헌화하며, 시신을 기증한 분들의 뜻을 기리고 있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이 18일 의대 본관 유광사홀에서 의학교육을 위해 헌체한 고인들의 뜻을 추모하는 ‘감은제(感恩祭)’를 거행했다.

고대의대는 매년 4월 세 번째 목요일에 감은제를 실시한다. 1996년 감은탑 건립 이후, 시신 기증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돼 1982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1256구의 시신이 기증됐다. 또 시신 기증을 약정한 사례도 7190명에 이른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과 의대생, 교직원 등 삼 백여 명이 참석해 작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52분의 숭고한 뜻을 추모했다. 행사에선 이날 헌체한 분들의 함자가 호명되는 의식도 있었다.

2006년 막냇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유가족 대표는 “아들의 시신 기증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신 부모님께서도 시신 기증에 서약하시어 신체를 물려주셨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세상을 먼저 떠나신 분들을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신 고대의대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정진택 총장은 추모 인사에서 “의학의 길을 걷는 학생들에게 인체를 교육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기증자분들과 유가족분들의 결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의학은 계속 발전하고 참된 의료진을 양성할 수 있었다”며 “이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의 존엄함을 가슴에 기억하며, 봉사하고 헌신하는 의료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탑에 새겨진 이름을 찾아 사진을 찍는 등 먼저 떠난 가족을 그리워하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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