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4.23 16:19

겅솽 외교부 대변인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를 일관되게 반대"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을 봉쇄하기로 하자 중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합의를 앞둔 양국간 무역 협상에 갈등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과 이란의 양자 협력은 투명하고 합법적이므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를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산 원유를 계속 사들일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중국은 이란 원유 최대 수입국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3월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61만3000 배럴 사들여 수입국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으로부터 원유가 끊어지면 중국은 당장 타격을 받게된다.

에너지투자업체 토터스의 매트 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중국이 수입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만약 중국이 이란산 원유수입을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은 제재에 들어가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런 움직임을 보이면 미국으로서는 중국 금융회사들에 대한 제재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경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제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론 중국이 미국의 금융제재를 우회할 방안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중국 등과의 원유 거래를 계속하기 위해 물물교환 체계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해외기업들이 석유대금을 수입국 계좌에 쌓아둔 뒤 이란이 그 나라에서 재화를 수입해올 때 그만큼 차감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거세게 저항하면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미중 무역협상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트럼프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무역 같은 다른 문제로 영향이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NYT도 “이란 제재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중국과 가장 중요한 무역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잠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전쟁이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를 해치는 요인인 만큼 이란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양국이 조심할 것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중국과의 통상이나 관계에 근본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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