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08.31 11:11

미 경제지표 호조에 3일만에 상황 반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사그라지던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론’을 다시 꺼냈다. 지난 2주동안 중국발 쇼크가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면서 부각됐던 금리인상 재고론이 견조한 미국 성장세에 다시 반전되는 모습이다.

피셔 부의장은 29일(현지시간) 연례정책포럼인 ‘잭슨홀 미팅’에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도달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피셔의 언급에 대해 최근의 중국발 금융시장 혼란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계획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지난 26일 ‘옐런 의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9월 금리 인상이 몇 주 전에 비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한 뒤 사흘만에 미국 금융당국의 고위 인사가 금리인상론을 시사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은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이날 피셔는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기까지 상당한 시간 차이가 있다며 선제적 대응론을 거론했다.

피셔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을 억누르는 힘이 줄어들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했던 달러 강세, 유가 하락, 미 노동시장부진 등의 요인이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 뜻이어서 금리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1.2%를 기록하면서 6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연준이 핵심 물가지표로 삼는 이 지수는 최근 몇 달간 1.2~1.3%를 유지했다.

피셔 부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회의를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노동시장이 좀 더 개선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며 "8월 고용동향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4일 발표될 8월 고용지표는 실업률의 경우 6~7월과 같은 5.3%,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22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만약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다면 실업률은 연준이 추정하는 완전고용 수준인 5.0~5.2% 수준에 근접하고, 비농업 신규 취업자는 전달(21만5000명)보다 추가 개선이 이뤄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있다.

브래드 맥밀런 커먼웰스금융 최고투자책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국 성장세를 확인시켜주는) 견조한 지표가 계속 나오고 시장이 회복세를 되찾는다면 9월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초순만 해도 9월 금리인상 기조가 뚜렷했지만 이후 중국발 쇼크와 시장의 공포감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일대혼란에 빠지면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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