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4.24 13:56

民 "함진규 사보임 전례있다" VS. 韓 "특위 위원 임기보장해야"

자유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왼쪽)과 권성동 의원은 24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을 국회의장이 사보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왼쪽)과 권성동 의원은 24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을 국회의장이 사보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로 넘어오면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소신 발언의 영향이 일파만파다.

24일 오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의장실을 점거하고 문 의장에게 "오 의원을 사보임(다른 의원으로 교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사실상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의 국회 통과 여부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오신환 의원 지키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오 의원의 사보임 문제를 놓고 '패스트트랙 힘겨루기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으로 대한 쇼크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현재 의무실로 이동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탈진 증세가 와서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점거농성 과정에서 고함을 지르는 등 거세게 항의했고, 어지러운 자리를 피해보고자 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가로막기까지 했다고 한다"며 "자유한국당은 폭력을 사용하기로 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또한 "우리 정치가 이렇게 심각하게 퇴행해도 되는 것이냐"며 "마치 국회선진화법 이전 정치권의 폭력적 모습을 보는 기분"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에 이어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느냐"며 "한국당의 이 같은 점거는 국회를 무시하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변인은 관련 법률에 대한 해석을 내놨다. "자유한국당은 국회법 85조 2항에 의거해 여야가 합의한 사안을 부정하고 있다"며 "공수처, 선거제 개혁 모두 국민의 6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여야 4당이 국회법에 의거해 합의한 개혁사안의 처리를 무력화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에 더해 "국회법 제48조를 읽어보시기 바란다"며 "자유한국당도 2월 임시국회에서 사개특위 위원 중 함진규 위원을 사보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법 제48조 1항에는, "상임위원은 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의 비율에 따라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하거나 개선한다. 이 경우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첫 임시회의 집회일부터 2일 이내에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하여야 하고, 처음 선임된 상임위원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에는 그 임기만료일 3일 전까지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하여야 하며, 이 기한까지 요청이 없을 때에는 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반면, 한국당은 이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논평을 통해 "지난 2017년 5월 19일 저 김현아 역시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 사보임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며 "정세균 전 의장님의 현명한 판단에 따라 사보임 요청이 거절됐고, 국회의원이 양심에 따라 활동할 수 있는 의회민주주의가 바로 세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오신환 의원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사보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 최고 어르신인 존경하는 문희상 의장님의 공명정대하고 지혜로운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법률 근거'를 꺼내들었다. "헌법 제46조 제2항에는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회의원들은 국가의 이익을 우선해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또한 "국회법 제40조에 '상임위원회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고 임기를 분명하게 보장하는 것처럼, 특별위원회 임기도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신환 의원도 사보임을 거부한다고 자신의 뜻을 강력하고 분명하게 밝혔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희상 의장님께 간곡히 호소 드린다"며 "정세균 전 의장님의 현명한 선례를 존중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국회가 국민을 섬길 수 있도록 의회민주주의를 바로 세워 달라"며 "국회의원의 양심적 직무수행에 힘을 실어주시기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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