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4.25 21: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출처=아리랑뉴스 유튜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출처=아리랑뉴스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종료됐다. 정상회담이 끝난후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선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외신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체제보장' 발언에 일제히 주목했다.

25일 오후 2시께(현지시간) 두 지도자의 회담이 시작됐다. 이날 처음으로 만난 두 정상은 단독회담·확대정상회담과 공연 관람, 만찬까지 5시간 동안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날 두 정상은 선물로 ‘검’을 주고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동전을 쥐여주며 그 의미를 설명해주기도 했다. 그는 “우리 풍습에 따라서 칼을 들 때는 악의를 품지 않았다는 뜻에서 (상대에게) 돈을 주게 돼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는 일정 정도 북한의 군비축소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에 자국 안보와 주권 유지를 위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국제법적 안전보장이 필요하다"면서 "6자회담 틀도 이런 맥락에서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자회담 틀에 대해선 "비핵화 합의 달성을 위해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안전보장 문제가 제기되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한발 나가고 두발 물러서는 식으로 행동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며 "점진적으로 서로의 이해를 존중하면서 나아가면 결국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를 비판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또 푸틴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해 중국과 미국 지도부에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에 대해 공개적이고 솔직하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기엔 아무런 비밀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미국 측에게 자신의 입장,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들과 관련해 발생한 문제 등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과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중국은 이번 회담 결과에 기대를 표명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정상회담의 진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소식을 보면 비교적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겅솽 대변인은 "회담의 성과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중러 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많은 일을 했고,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도 공동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북한 체제보장' 발언에 주목했다.

AFP통신은 "푸틴은 평양이 안보와 주권 보장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하면서, 워싱턴이 북한을 힘으로 누르려고 하는 데 대해 은근히 한 방을 먹였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회담이 푸틴에게 안보 논의의 당사자가 될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회담을 통해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담이 대체로 상징적인 대화에 그쳤다"며 "북한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거나 대북 제재를 완화할 구체적인 조치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