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4.28 09:15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이미지. (이미지출처=EBS 유튜브 캡처)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갈라진지 벌써 70년이 넘었다. 70년이면 무기화합물인 스티로폼조차 자연분해가 되고도 남을 정도의 기간이다. 참으로 짧지 않은 세월이 흘러갔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생각하면 남북통일은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 원래 하나였던 예전 상태대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로 인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 상황들을 감안하면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장구한 한반도의 역사에서 남북이 통일국가로 유지된 것은 고려와 조선왕조 1000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극단적으로 대치되는 사상과 문화적 이질성에 따른 혼란으로 사회적 비용이 막대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추가적 경제 도약을 저해하는 선명한 악재들에 직면해 있으며, 이제야 간신히 1인당 GDP 3만 달러를 넘어선 한국 경제가 세계 최빈국인 북한의 경제를 포용했을 경우 함께 몰락할 것이라는 주장도 통일에 대한 가장 중요한 반대 논리로 제기된다.

분명히 모두 실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일들이므로 결코 불합리한 지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고해서 이러한 걱정들을 통일을 거부해야할 만큼 절대적인 이유로 보기는 어렵다.

역사는 가장 가까운 시간을 이어가면서 유지된다. 따라서 근래 1000년간 남북이 하나의 공동체였다는 사실이 훨씬 중요하다. 한족에 의한 통일국가 형성 기간이 전체 역사의 1/10도 되지 않지만 끊임없이 하나의 국가임을 강조하며 다민족의 역사를 합병하고 있는 중국의 사례를 보면 논리는 명확해진다.

또한 새로운 환경의 도래에 따른 혼란은 필연적이며 분단된 상태에서 한국 내에서도 무수한 혼란이 존재해왔다. 즉, 혼란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한민족은 통일로 인한 혼란을 현명하게 진정시킬 것이고 더 강한 동질감을 기반으로 사회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게다가 통일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기도 하겠지만 우리에게 없던 역사적 유산과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제공해줌으로써 지대한 사회적 자본의 창출·축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경제야말로 통일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분명히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경제적 타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완전한 합병 통일 체제를 이루기 전에 사전단계로써 경제 일원화를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전략적 완충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그에 비해 중장기적으로 통일이 가져올 경제적 유인은 더욱 크다. 우선 통일로 인해 노동력이 풍부해지고 내수시장이 크게 확장된다. 순수하게 새롭게 개발해야할 광활한 공간이 생겨나고, 북쪽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활용해 기존 산업의 부흥은 물론 신규 사업의 창출까지 가능해질 것이다. 더욱이 모두 주지하고 있다시피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이 접하는 물류의 요충지이다. 대륙 간 철도 연결로 세계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물론 통일로 인한 경제에 대한 우려나 기대 모두 예견일 뿐이다. 실제 현실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결국 통일과 관련된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가치를 최우선하느냐 인데, 이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오히려 매우 간단한 결론이 도출된다.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장 한계치에 도달해있다. 경제성장률 저하, 세계적 불황 및 수출 부진, 인구 고령화 등의 즉시적 문제에 당면해있다. 새로운 먹거리가 제대로 창출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본주의로 일원화된 이념 체계는 제한성으로 인해 각종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체상황에서 벗어나 재도약을 하려면 새롭게 채워야할 창의적인 도전과 모험의 장 마련이 절실하다. 통일은 우리들에게 이러한 모험의 장을 제공해줄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유익한 방법이다. 효과가 얼마가 될지 문제일 뿐 통일이 우리에게 가능성을 부여할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통일은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현실적 숙원이 되는 것이다.

이재무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디테크융합연구소 연구교수.
이재무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디테크융합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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