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4.30 13:15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측근의 마약연루 의혹을 제기한 전직 경찰 고위간부에게 2억2000만원이라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렸다.

30일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궁은 거액의 마약을 밀수한 혐의로 수배된 에두아르도 아시에르토 전 총경에 대한 현상금으로 1000만 페소(약 2억2000만원)를 걸었다.

메나르도 게바라 법무부 장관은 "현상금은 대통령궁이 걸었기 때문에 현상금의 출처가 어딘지 모른다"며 "아시에르토 전 총경의 도피를 도우면 최고 징역 20년과 벌금 50만 페소(약 1100만원)에 처한다"고 밝혔다.

아시에르토 전 총경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2017년 8월 두테르테 대통령과 가까운 중국인 2명이 마약밀매에 연루됐다고 보고한 뒤 오히려 내가 마약밀수 누명을 쓰고 해고됐으며 살해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인 2명을 두테르테 대통령의 경제고문인 마이클 양과 앨런 림이라고 지목했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틀 뒤 "아시에르토는 한국인 사업가 지모씨 납치·살해와 마약밀매 등 다수 사건에 연루된 멍청이"라며 "그의 말을 믿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군경에 묻고 싶은 것은 왜 이 XXX가 아직 살아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8일 아시에르토 전 총경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출국금지 조처가 뒤따랐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과의 유혈 전쟁이 벌어지면서 필리핀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경찰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누적 사망자만 550명이다. 그러나 인권단체는 재판 없이 사살된 초법적 처형 희생자를 1만2000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