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4.30 17:18
퇴임식을 갖고 있는 아키히토 일왕. (사진=NHK 뉴스 캡처)
퇴임식을 갖고 있는 아키히토 일왕. (사진=NHK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일본의 제125대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30일 퇴위식을 가졌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퇴위식은 이날 오전 10시를 갓 넘어서 시작됐다. 도쿄 지요다(千代田) 고쿄(皇居) 내 규추산덴(宮中三殿, 궁중 안 3개의 신전)에서 조상들에게 자신의 퇴위를 보고하는 10가지 의식을 약 한 시간 동안 치렀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등 왕실 가족들이 모두 참석했다.

오후 5시부터는 고쿄 내 영빈관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정부가 주관하는 퇴위식이 열렸다. 나루히토 왕세자 부부와 왕족,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와 지방자치단체 대표 등 3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이후에도 행사는 계속된다. 일왕이 고쿄를 돌면서 황족과 궁내청 전현직 직원 등 다양한 관계자들의 인사를 받는다. 모든 일정은 야간에 끝날 예정이다.

이로써 1989년 1월 7일 선친인 쇼와(昭和·1926∼1989) 일왕의 뒤를 이어 즉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30년 3개월 만에 퇴위하게 됐다.

이후 아키히토 일왕은 '조코'(上皇, 상왕) 지위로 왕세자 시절 살던 아카사카(赤坂)의 옛 사저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에도(江戶)시대 후기인 1817년 고카쿠(光格) 이후 202년 만이다. 일본이 헌정 체제(1890년)에 들어선 후로는 처음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 2016년 8월 고령과 건강으로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남인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양위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나루히토 새 일왕이 5월 1일 즉위하면서 이날 자정부터 일본 연호는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된다. 새 일왕의 즉위 의식은 무려 6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오는 11월 14일 밤부터 15일 새벽에 걸쳐 진행되는 궁중제사인 ‘다이조사이’를 끝으로 즉위 의식이 마무리된다.

미국 CNN은 "일본의 86세 일왕은 '신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시민의 왕(People's Emperor)으로 은퇴한다"며 아키히토 일왕이 왕실의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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