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봉현 기자
  • 입력 2019.05.01 09:50
문봉현 영남취재본부장

[뉴스웍스=문봉현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 소재 우방센텀 입주민들(1086세대)이 우방센텀 옆 공공임대아파트(869세대)가 준공되면 우방센텀 삼거리는 교통체증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준공 전에 우회도로를 개설해 줄 것을 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 안동시, 예천군 등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이들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2년 동안 답변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끌어오다가 지난 3월에야 비로소 경북개발공사 주최로 우방센텀 삼거리 교통 영향 평가를 실시했다.

교통영향평가 결과는 입주민들이 우려한 대로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현재는 D등급이지만, 공공임대아파트 준공 후 2020년에는 FFF등급(최하등급)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알고 수십 차례 우회도로를 개설해 달라고 했지만 행정 당국은 나몰라라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도대체 이들 기관들은 이런 사실을 정말 몰랐는지,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체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신도시를 건설할 때는 제일 먼저 도로 개설을 우선순위에 둔다. 나중에 도로를 건설하려면 더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이다.

입주민들도 이사하기 전에 얼마나 교통이 편리하고, 도로가 잘 되어 있는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마이카 시대에 교통 체증이 없어야 살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행정 당국은 이런 도로 문제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살기 좋다고 선전만 하고 있다. 혹시 인구 늘리기에만 혈안이 되어있지, 주민의 삶의 질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행정을 펼치고 있는 지를 되돌아 봐야 한다.

뒷북행정도 문제다. 입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언론이 문제점을 지적하자 이제야 우회도로 개설 간담회를 갖는 등 부산을 떨고 있어서다. 

이런 문제점을 미리 알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경북개발공사는 예산 타령을 하고 있다. 우회도로를 개설하려면 50억원 이상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이 다 아는 사실을 전문가들이 모인 공공기관이 이런 교통 수요조차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

경북개발공사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기관이고,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의원들의 뒷북치기도 마찬가지다. 뒤늦게 간담회를 열어 경북도가 주도가 되어 안동-예천-경북개발공사 간 업무 조율을 통해 해결되도록 조치가 필요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보고해 달라고 했다.

강 건너 불구경 하는 꼴이다. 주민들이 2년여 동안 민원을 제기할 때는 무엇을 하고 있다가 이제야 관심을 나타내는지 각성해야 한다.

경북도는 신도청을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해 왔다. 이런 심각한 교통체증이 우려되는 데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온 경북도가 무슨 염치로 10만 신도시를 만들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교통 체증이 심한 곳에 누가 살고 싶은지 되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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