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5.01 12:47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뒤를 이어 나루히토(德仁·59) 일왕이 1일 즉위했다. 일본의 연호도 1일 0시를 기해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됐다. 이날부터 11월까지 즉위 관련 의식 및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NHK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이날 10시 30분부터 10분 가량 도쿄(東京) 고쿄(皇居·일왕의 궁) 내 영빈관인 '마쓰노마'에서 첫 즉위 행사를 열었다. 이 의식은 청동검과 청동거울, 굽은 구슬 등 이른바 '삼종신기(三種神器)’로 불리는 일본 왕가의 상징물을 새 일왕이 넘겨받는 의식이다.

이어 오전 11시 10분 같은 장소에서 '조현(朝見) 의식'이 열려 새 일왕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 대신(장관), 지방단체장 등 국민대표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즉위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부친 아키히토 전 일왕과 역대 일왕들의 행보를 생각하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 국가 및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서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민대표로 한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덴노 헤이카(天皇陛下·나루히토 새 일왕을 지칭)를 국가 및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우러러본다"고 말했다.

이어 즉위 관련 의식 및 행사가 오는 11월까지  6개월간 이어진다.

오는 4일에는 고쿄에서 즉위를 축하하는 일반참하(一般參賀)가 예정돼 있다. 나루히토 일왕 및 마사코(雅子) 왕비, 그리고 왕족 등이 궁전 발코니에서 서서 시민들의 축하 인사에 답례한다. 아키히토 상왕 및 미치코(美智子) 상왕비는 참석하지 않는다. 이날 나루히토 일왕은 소감을 발표할 예정이다.

8일에는 고쿄 내 신전인 규츄산덴(宮中三殿)에서 즉위 후 처음으로 참배한다.

27일에는 국빈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의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일왕으로서 외국 정상을 만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밤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궁중만찬에서 나루히토 일왕은 환영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 방문도 시작한다. 6월 식수제에 참석하기 위해 아이치(愛知)현을 방문한다. 9월에는 아키타(秋田)현과 니가타(新潟)현 방문이 예정돼 있다.

오는 10월 22일에는 일왕의 즉위를 선언하는 '즉위예정전 의식'이 개최된다. 이날 나루히토 일왕은 각계 대표 및 외국 정상 등이 참석하는 가운데 즉위를 공식 선포한다. 이날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오픈카를 타고 도쿄 시내를 달리며 국민에게 인사하는 카퍼레이드가 예정돼 있다. 퍼레이드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최고급 차량인 '센츄리' 오픈카가 사용된다.

이어 11월 14~15일에는 곡물을 신들에게 바치는 의식인 대상제(大嘗祭) 관련 행사가 있다. 이 행사를 마지막으로 약 6개월에 걸친 즉위 의식이 끝나면 나루히토 일왕은 일본 통합의 상징 ‘덴노(天皇)’로서 레이와 시대를 이끌게된다.

일본 정부도 10월 22일 새 일왕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는 피로(披露) 의식을 열고, 이날부터 10월 31일까지 대규모 축하 향연을 4차례에 걸쳐 마련한다. 아베 총리 부부가 주재하는 축하 만찬 행사는 10월 23일 5성급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별도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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