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5.02 16:44

"살아 움직이는 수사를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통제해서도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저도 정치라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2일 문 대통령은 보수·진보진영의 사회원로를 초청, 청와대 본관에서 2시간 동안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아마도 우리 사회에 대해서 걱정들이 많으실 것"이라며서 이같이 밝혔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힘들게 생각되는 것은 정치권이 정파에 따라서 대립이나 갈등이 격렬하고 또 그에 따라서 지지하는 국민 사이에서도 갈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현상들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초에 칠레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해서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갔는데 그 대표단 속에 칠레 상원의장, 하원 부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여러 명 동행해 왔다"며 "함께 왔던 의원들이 전부 다 야당 의원들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삐녜라 대통령님 말에 의하면 여소야대 상황이라서 정치적 대립이 많지만, 여야 간에 외교 문제라든지 칠레 경제를 발전시키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말씀이 참으로 부러웠다"고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좀 더 협치 노력을 이렇게 해야 하지 않냐는 말씀들도 많이 듣는다. 당연히 더 노력을 해 나가겠다"며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약식 취임식을 하는 날 그 취임식 전에 야당 당사들을 전부 다 방문을 했다. 그리고 과거 어느 정부보다는 야당 대표들, 원내 대표들 자주 만났다고 생각하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도 드디어 만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것도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정치 상황에 따라 표류하지 않도록 아예 분기별로 개최하는 것까지 다 합의했는데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지 않는다"며 "진작 지난 3월에 열렸어야 되는데 지금 벌써 2달 째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어떤 분들은 이제는 적폐수사 그만하고 좀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냐, 그런 말씀들도 많이 듣는다"며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또 헌법 파괴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며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루어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대해서 공감이 있다면 그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을 것인데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그 자체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이나 시각이 다르니까 그런 것이 어려움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간담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앞두고 사회계 원로의 평가와 제언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前 국무총리) 등 원로 12분과 청와대 비서실장, 정책실장, 정무수석,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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