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 입력 2016.02.18 15:30

저유가로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있는 베네수엘라가 충격처방을 내놨다. 휘발유 값을 60배나 올리고 볼리바르화의 가치도 37% 평가절하키로 한 것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이렇게 밝히면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필요한 조치이며 필요한 행동이다. 문제가 생기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저유가로 재정이 바닥나자 오는 19일부터 91옥탄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0.07 볼리바르에서 1볼리바르로 14배 올리고, 95옥탄 휘발유 값은 0.097 볼리바르에서 6 볼리바르로 61배 인상키로 했다.

20년만에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이렇게 올려도 여전히 전세계 최저다.  

그동안 보조금 덕분에 베네수엘라 휘발유 가격은 전 세계에서 가장 쌌다. 정부가 부담하는 보조금만 연간 100억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값 인상은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989년 식품과 휘발유 값이 급등하면서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결국 우고 차베스가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집권내내 한번도 휘발유 값을 올리지 않았다.

이와함께 1 달러당 볼리바르 환율을 기존 6.3 볼리바르에서 10 볼리바르로 변경한다고 선언했다. 37%나 볼리바르화 가치가 내려간 것이다. 현재  정부 공식 환율은 6.3 볼리바르이지만 암시장에선 1달러는 1000 볼리바르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반기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통화약세와 휘발유 값 인상이 안 그래도 높은 물가상승률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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