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5.07 09:09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화재 참사는 낙뢰를 맞은 항공기가 회항해 비상착륙 하는 과정에서 활주로와 충돌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기체가 지상의 활주로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연료가 유출되어 화재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타스 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생존한 사고기 기장 데니스 예브도키모프는 이날 사고 후 조사에서 “비행 중이 아닌 착륙 후 발화가 일어났다”고 진술했다. 그는 “착륙 속도는 정상이었다”면서 “왜 기체가 지상에 충돌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고 조사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외부 물체가 사고기 왼쪽 날개 부분에 있는 연료통을 뚫으면서 발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왼쪽 연료통이 완전히 부서졌다"면서 "(비상착륙 과정에서) 파손된 랜딩 기어 파편이 연료통을 뚫으면서 연료 유출이 일어났고 곧이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기체가 세 차례 활주로와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연료가 흘러나와 발화하면서 항공기 뒷부분이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앞서 5일 오후 5시 50분께 북부 도시 무르만스크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했던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슈퍼 제트 100' 기종 여객기가 약 28분 간의 비행 뒤 회항해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73명과 승무원 5명 등 모두 78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승객 40명과 승무원 1명 등 41명이 사망했다. 또한 생존자 가운데 9명이 입원 중이며 그 가운데 3명 정도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측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여객기 꼬리 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승무원들이 비상 슬라이드를 이용해 승객들을 대피시켰지만, 기체 꼬리 부분에 탑승했던 이들 중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다. 공황 상태에서 일부 승객이 기내 수화물 칸에 있던 짐을 찾으려 통로를 막은 탓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조사당국 관계자는 사망자들 대부분은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유독 가스에 질식되거나 불에 타 숨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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