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5.07 10:32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기고문' 실어
광주형 일자리,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는 '중요 전환점' 강조
민주주의를 제도나 국가 운영의 도구가 아니라 '내재적 가치'로 파악

지난 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 스마트시티 혁신전략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독일 언론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이하 FAZ)에 기고한 글에서 "동아시아철도 공동체를 동북아시아의 에너지공동체, 경제공동체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경제교류 활성화는 주변국과 연계하여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와 유라시아의 경제회랑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경제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신북방정책은 유라시아와의 경제협력 물꼬를 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남방정책은 한반도가 아세안, 서남아시아와 함께 새로운 전략적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고문의 첫머리를 '광주'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광주에 가해진 국가폭력을 폭로하고 감춰진 진실을 밝히는 것이 곧 한국의 민주화운동이었다"며 "저도 부산에서 변호사로 일하며 광주를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바치고 끊임없이 광주를 되살려낸 끝에 한국의 민주주의는 찾아왔고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광주'에 대한 인식은 '광주형 일자리'의 사례를 통해 '혁신적 포용국가론'으로 이어졌다. "광주형 일자리는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조금 느리게 보여도 사회적 합의를 이루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결국은 빠른 길이란 것도 잘 알고 있다"며 "1980년 5월의 광주가 민주주의의 촛불이 되었듯,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적 타협으로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보여주었고 포용국가의 노둣돌이 됐다"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도 피력했다. "저는 민주주의가 제도나 국가 운영의 도구가 아니라 내재적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냄으로써, 국민으로서의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찾을 수 있다고 여긴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독일과 우리나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한반도의 봄은 베를린에서 시작됐다"며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베를린 선언'에 이어 다시 한번 2017년 7월, 촛불혁명의 열망을 담아 베를린에서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얘기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당시 많은 사람들은 단지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이라 생각했다. 한반도의 겨울은 좀처럼 물러날 것 같지 않았고, 북한은 계속해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며 "주변국들도 제재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면서, '4월 위기설', '9월 위기설'이 돌았고 한국인들은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까 염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계속해서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보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낫다'고 했다"면서 "저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남북의 문제는 이념과 정치로 악용되어서는 안 되며, 평범한 국민의 생명과 생존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며 "남과 북은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더해 "新한반도 체제는 수동적인 냉전질서에서 능동적인 평화질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과거 한국 국민은 일제 강점과 냉전으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는 일이다"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평범함의 위대함'을 거론했다. "평범함이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자유와 평등 못지않게 정의와 공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인류의 모든 이야기는 '착한 것을 권하고, 악한 것을 벌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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