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5.11 05:50

20대 첫 섬 여행으로 위도 안성맞춤…동학혁명 고향 정읍 찾아보고 DMZ 191㎞ 걷기도 도전할만

금강산 철교를 이용한 최전방 농업용보인 용양보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사진=손진석 기자)
금강산 철교를 이용한 최전방 농업용보인 용양보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새 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는 것은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들에게 도전이자 휴식이며 배움의 여정이다. 중고교 시절 쫓기듯 살아오다 성인이 된 20대들에게 우리 국토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기성찰의 기회를 누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성찰하는 기회를 누리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변산반도, 홍길동이 꿈꾸던 세상을 바라보며 노을 바라보기

전북 부안에 위치해 있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은 국내 인기 여행지 중 하나다. 이곳은 충남의 태안반도와 더불어 서해안의 해안절경을 볼 수 있는 여행지로 남쪽에는 곰소만, 서쪽에는 위도가 하고 있으며 젓갈이 유명한 곰소항, 내소사, 부안청자박물관, 격포 채석강 등 다양한 관광지를 품고 있는 곳이다.

그 중에 위도를 제일 먼저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위도는 허균의 홍길동전에서 주인공이 꿈꾸던 율도국의 실제 모델이 된 곳으로 풍요롭고 아름다움이 가득 담긴 장소이기 때문이다.

위도의 이모저모 (좌 상)위도에 속해 있는 섬들, (우 상) 위도 투어버스, (좌 하)대리항에 있는 표지석, (우 하)내원암의 세존전 (사진=손진석 기자)
위도의 이모저모 (좌 상)위도에 속해 있는 섬들, (우 상) 위도 투어버스, (좌 하)대리항에 있는 표지석, (우 하)내원암의 세존전 (사진=손진석 기자)

고습도치를 닮았다하여 고슴도치 위(蝟)자를 사용해 위도로 불리고 있는 이곳은 채석강이 있는 격포항에서 배로 위도의 간문 파장금항까지 40여분 걸린다.

위도는 실제로 아름다운 해안선과 독특한 섬문화를 보존하고 있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명소도 적지않다. 멋진 해수욕장과 항구 주변에 음식점에서는 육지에서 맛보기 힘든 맛집도 있어 성인이 된뒤 처음으로 떠나는 섬 여행지로는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이유로 변산반도를 여행 목적지로 찾아오지만, 그중에 가장 큰 이유가 멋진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변산 해수욕장 인근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기억 속에 그리움으로 저장되어 다시 찾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변산노을 (사진=작가 이만수, 전북군 제공)
변산노을 (사진=작가 이만수, 전북군 제공)

내 뜻과 맞지 않는다고 이 세계를 부정하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아 이상향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 속 홍길동처럼 위도를 돌아보며 지금 자신의 모습을 가슴에 남겨두고 이상향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물론 앞으로의 인생 여정에서 출발점이자 쉼표가 되는 멋진 인생 샷도 한 장 남기자. 변산반도에서 지는 화려하고 붉은 노을은 찬란한 인생 여정에 대한 축하와 같다.

◆정읍, 동학혁명 배우고 역사속 풍류 즐기기

정읍을 여행해야 하는 이유는 젊은 날에 가질만한 '투쟁'에 대해 배우기 위해서다. 정읍에는 우리 민초들의 혁명이었던 동학농민혁명의 기록이 남아있는 곳이다.

청춘은 기성의 틀 속에 얽매이기를 싫어한다. 관례와 관행으로 포장된 기득권을 거부하는 열정과 용기가 넘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읍을 찾아서 동학농민혁명의 이야기를 돌아보면 올바른 투쟁의 방법을 고민할 수도 있다. 또한 정읍 곳곳에 남아 있는 멋과 풍류도 함께 익히고 즐길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전시물 (사진=손진석 기자)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전시물 (사진=손진석 기자)

1894년 수탈과 억압에 짓눌리던 농민들은 '사발통문'을 통해 당시 고부군수 조병갑의 처형과 고부성의 점령, 무기고 탈취, 탐관오리들을 처단하기 위해 전봉준과 농민들은 사람답게 살아보고자 세상을 향해 죽창을 높이 들고 일어났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군들의 마지막 전투인 공주 우금치에서 혁명은 실패로 끝났지만, 농민들의 꿈이 살아있는 반봉건 반외세 혁명운동은 이후 지금까지 일제 강점기의 만세운동과 민주주의 운동을 지나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들어서면 오랫동안 말목장터에 서서 농민들의 애환과 동학혁명을 지켜본 감나무가 옛적 그때처럼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전시관은 당시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잘 구성하고 있으며, 관심 받지 못한 우리의 근대역사를 잘 보존하고 있다.

정읍에는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이며, 전국 8경의 하나인 내장산이 있다. ‘호남의 금강산’으로도 불리는 곳으로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내장산은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하여 내장(內藏)산이라고 불리게 됐다. 또 내장산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실록의 소실을 막아 우리 역사 기록 보관에 결정적 역할을 한 곳이다.
 
내장산은 가을 외에도 사계절 모두 멋진 매력을 뽐낸다. 내장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산행이 힘들다면 내장산 탐방안내소 인근에서 연자봉 중턱까지 케이블카를 이용해보자. 케이블카를 타면 짧은 시간이지만 내장산의 속살을 구경할 수 있다. 시간이 나면 내장사와 벽련암에도 들려보자 숨겨진 비경을 만날 수 있다.

그 외에 정읍에는 한옥의 대표적인 표본인 김명관 고택과 호남제일정인 피향정, 고운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무성서원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정읍 쌍화차거리의 한 가게에서 주문한 쌍화차 (사진=손진석)
정읍 쌍화차거리의 한 가게에서 주문한 쌍화차 (사진=손진석)

정읍 여행을 마치기 전 정읍의 명물거리 쌍화차거리에서 쌍화차를 마셔보자.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해준다.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가 치열하게 살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남해, 국토의 숨겨진 보물…생전 꼭 다녀와야 할 여행지

대한민국에도 지중해와 같은 멋진 자연경관이 존재한다. 쪽빛바다가 아른거리는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섬, 그리고 황홀함을 더해주는 은빛 백사장, 해안선을 내달리는 길 위의 풍경 속에 살아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 바로 우리 국토의 보물인 남해다.

남해는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면 죽기 전에는 꼭 한번은 다녀와야 한다. 경남 거제시에서부터 통영시, 고성군, 사천시, 남해군, 전라남도 여수시를 거처 고흥군까지 575㎞ 해안도로가 존재한다.

특히 남해는 드라이브길로 최상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 전체 해안도로 중 해안경관도로 15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사실 남해는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는 아직 조금 불편한 감이 있어 차량으로 이용해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남해안 해안경관도로 15선’은 고흥군 2곳, 순천~여수 1곳, 여수시 1곳, 여수~광양 1곳, 하동~남해 1곳, 남해군 2곳, 남해~사천 1곳, 고성군 2곳, 통영시 2곳, 거제시 2곳 등 10개 시군에 걸쳐 총 253.7㎞의 명품 해안도로가 펼쳐져 있다.

고흥군 오천항에서 촬영한 일출 (사진=손진석 기자)
고흥군 오천항에서 촬영한 일출 (사진=손진석 기자)

해안경관도로를 달리다 보면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굽이굽이 펼쳐지는 자연 경관에 시선이 끌려 자주 서게 되고 거북이걸음으로 운전하게 된다. 또한 고저차와 적당한 코너가  있어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달리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15개의 해안경관도로 중 고흥의 도로를 제일 먼저 권해본다. 고흥의 어업과 해상교통의 중심지인 녹동항에서 출발해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담긴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를 지나 거금도에서 금산해안경관도로를 지나 오천항까지 총연장 23㎞인 ‘거금해안경관길’은 아침 일출부터 일몰까지 굽이굽이 아름다운 곳이다.

또 시종일관 다도해를 끼고 달리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18㎞의 짧지만 강렬한 남열해맞이길이다. 이곳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서 유일하게 육지에 자리한 608.6m의 팔영산과 다도해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코스다.

다음으로는 남해군이다. 매 코스마다 색다름이 존재하지만 남해군만큼 드라이브에 최적화된 곳은 보기 드물다.

남해대교를 넘어 남해시로 진입하면 명품도로인 왕벗꽃나무길이 제일 먼저 반긴다. 우측으로 바다를 옆에 두고 멋진 남해의 모습에 빠져 차를 몰면 어느새 지족리에 도착해 금빛 노을이 일품인 창선교를 넘어 창선도에 진입하게 된다. 창선도에서 섬 주변을 온전히 한바퀴 돌아 삼천포대교를 넘어 하동으로 가면 남해의 여행이 아쉽게도 끝난다.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의 노을 (사진=손진석 기자)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의 노을 (사진=손진석 기자)

그러나 다시 삼천포대교를 넘어 한려해상공원의 푸른 바다와 해안길 굽이굽이마다 위치한 경관을 다시 보기 위해 또 다른 일정을 시작하게 되는 매력만점의 여행지다.

남해에는 독일마을과 원예마을, 가천다랭이마을이 유명하고, 상주은모래비치와 같은 멋진 해수욕장도 있다. 그리고 금산 꼭대기의 보리암은 힘들어도 무조건 다녀와야 한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 금산 정산에 도전해봄도 좋다. 멀리 펼쳐지는 남해의 모습이 지금도 가물거린다. 

남해안은 걸어서든 차를 타고 가보지 않았으면 모를까 한번 다녀왔다면 몇 번이고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 우리의 국토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가슴에 새기고, 해외여행을 다니다보면 자연스레 자랑하게 되는 우리의 영토다.

평화누리길 11구간 주상절리 부근 (사진=손진석 기자)
평화누리길 11구간 주상절리 부근 (사진=손진석 기자)

◆DMZ, 우리의 아픈 현실을 직시

언제든 반드시 우리 국토의 아픈 현실인 DMZ를 다녀와야 한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그 곳에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지금은 대부분 6.25 전쟁에 대해 기록으로 접하다 보니 대한민국이 정말로 분단국이며, 아직 전쟁이 종식되지 않은 나라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DMZ를 방문해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현재 다양한 평화관광 혹은 DMZ 관련 광광상품이 저렴한 금액에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 몇 가지를 추천해본다.

먼저 DMZ 총연장 191㎞를 걸어서 돌아 볼 수 있는 걷기길인 ‘평화누리길’을 추천한다. 2010년 9월 처음 선을 보인 DMZ 평화누리길은 김포 대명항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1코스 염하강철책길코스에서 12코스 통일이음길의 끝 역고드름까지 경기도의 DMZ 접경지역인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3개 시군에 12개 걷기 코스다. 코스 내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숙박시설 등이 있다. 개인의 시간과 체력에 맞게 잘 구성해서 완주해보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한반도의 중심이며, 6.25 전쟁 전 가장 번화하고 발달했던 교통의 요지였지만 전쟁으로 도시의 대부분을 상실해 휴전 후 60년간 긴장 속에서 지내오고 있는 김화군과 철원군 지역을 둘러보는 DMZ 철원 평화생태공원 투어다.

암정교는 1930년대 세워진 다리로 1950년 625동란전까지 김화 평강 금성을 있는 중요한 교통로였다. (사진=손진석 기자)
암정교는 1930년대 세워진 다리로 1950년 625동란전까지 김화 평강 금성을 있는 중요한 교통로였다. (사진=손진석 기자)

환경부·국방부·철원군이 공동협약을 맺어 전쟁·평화·생태가 공존하는 생창리 DMZ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해 일반인들에게 제한적이나마 공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백미인 용양보 탐방을 위해서 3사단이 관리하는 민통선 초소를 지나 민통선 안쪽으로 들어서면 멀리 보이는 산들에 철책이 지나는 모습이 최전방임을 환기 시켜준다.

잠시 낮선 환경에 적응하는 사이 6.25 전쟁 이전에 김화·평강·금성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로 사용되었던 다리인 암정교에 도착하게 된다. 이어 유엔군사 정전위원회의 비무장지대 접근 경고문이 달린 남방한계선 철책선을 통과해 용양보를 지나 용양보 통문까지 다가가면 보존되어 깨끗한 풍경과 삭막함에 감탄과 현실에 대한 직시가 교차한다. 이곳이 바로 휴전선을 지키는 최전방 초소가 있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촬영지로 사용된 경기도 파주 민간인출입통제선 내 미군 반환기지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해 보자 최근 경기도와 경기도관광공사가 일반인에게 개방을 해 주말이면 예약없이도 방문이 가능하다. 또 가능하면 임진강역 인근의 국립 6.25 전쟁납북자기념관에도 방문해보자. 전쟁의 아픈 그림자를 접할 수 있는 장소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