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5.14 17:40

14일 장중 연고점 경신, 1189.4원 마감… 2주 만에 40원 가량 올라
총 수출의 26%, 중간재 수출의 70%가 중국행

(자료=네이버금융)
(자료=네이버금융)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미중 무역협상 불협화음이 5월 초부터 재부각되면서 원·달러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의존도에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율 인상을 단행하며 긴장감이 높아져 원달러 환율 1200원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환율은 1.9원(0.16%) 오른 1189.4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2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전날보다 2.5원(0.21%) 오른 1190.0원으로 출발하며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협상 '낙관' 발언에 상승폭이 다소 꺾였지만 이틀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지난 4월 24일 1년 9개월 만에 1150선을 돌파한 지 2주 만에 40원가량 더 오른 셈이다. 

이 같은 원화가치 하락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달러만큼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일본 엔화 역시 최근 강세다. 

하지만 전 세계 통화 가운데서도 원화의 가치는 유독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달 간 달러가치가 0.4% 상승한 반면 원화가치는 달러 대비 4%나 떨어졌다. 15개 신흥국 통화 중 원화보다 약세가 두드러진 통화는 IMF(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아르헨티나의 페소화와 지난해 가치 폭락을 경험했던 터키의 리라화뿐이었다. 페소와 리라는 달러 대비 각각 6.5%, 4.6% 절하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의 중국 경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 탓이라고 보고 있다. 

안경진 SK증권 연구원 “한국은 총수출의 26%, 중간재 한정시 70%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에 대한 무역거래 의존도, 중국 경제에 따른 민감도가 높다”며 “또한 중국 경제 및 금융과 연관성이 높은 호주 달러, 대만 달러의 약세에 대한 압력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원화가치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되는 단계가 아니라 심화되고 있어서다. 안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 보복 조치를 높여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이 1200원선에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부진한 무역협상을 이유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였으며, 중국 국무원은 5~10% 관세를 적용받는 6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6월 1일부터 5~25%로 높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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