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5.20 06:55

노벨상 20~30% 수상, 세계의 돈줄을 장악한 유대인
성인식을 토대로 경제와 교육 기반 구축
페이스북, 구글 창업자도 20대 유대인 청년

육동인 교수

[육동인 강원대 초빙 교수] 유대인 인구는 1500만~1800만 명 정도로 세계 인구의 0.2~0.25% 정도다. 한민족의 5분의 1수준이다. 그런데도 노벨상 수상자의 20~30%정도를 차지한다. 세계의 돈줄도 꽉 거머쥐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치는 물론 문화 예술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른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올까. 유대인 연구자들은 ‘영악할 정도로 실리적인 경제관’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교육열’을 그 배경으로 설명한다. 한마디로 ‘경제와 교육’을 중시한 결과다. 수 천 년 동안 떠돌이 인생이었던 유대인들의 삶속에서 이러한 독특한 가치체계가 잘 녹아있는 것이 ‘성인식’이다. 성인식을 모르면 유대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유대인들은 13세에 성인식을 한다. 13세부터 종교적인 차원에서 성인대접을 해준다. 그래서 13세가 되는 생일에 아주 성대한 ‘성인식’ 행사를 한다. 일생에서 결혼식과 함께 평생 가장 중요한 두 날 중 하루로 꼽힐 정도다.

남자 아이들의 성인식은 ‘바 미쯔바(Bar Mitzvah)’ 라고 한다. 

히브리어로 바는 아들, 미쯔바는 계명을 뜻한다. 

따라서 바 비쯔바는 ‘계명에 따라 사는 아들’이라는 뜻으로, 이 행사를 마치면 종교적으로 ‘책임있는 사람, 즉 완전한 성인’이 되는 것이다. 여자 아이의 성인식은 ‘바트(bat, 딸) 미쯔바’라 부른다. 

성인식을 마친 아이들은 이날부터 자기 책임 하에 생각하고 행동한다. ‘유대인은 사춘기가 없다’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성인식이 큰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유대인 어린이들은 1년 전부터 행사를 준비한다. 부모의 지도에 따라 기도방법을 배우고 성인식날 교회에서 읽고 설명할 토라(성경)를 공부한다. 

1년 동안 대중 앞에서 말하는 방법을 배운 덕에 유대인은 대부분 토론의 달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유대인들은 ‘대화와 토론’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믿는다. 토론 교육은 결국 창의교육의 연장인 셈이다. 

성인식에는 일가, 친지, 친구 등 많은 사람이 모여 축하를 해준다. 통상 시나고그(교회)에서 종교행사를 갖고 행사를 마치면 연회장이나 대형 식당을 빌려 축하모임을 갖는다. 결혼식 피로연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날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결혼식 때와 마찬가지로 부조금을 낸다는 것이다.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도 대부분 현금으로 부조를 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가까운 친척들은 이때 유산을 물려준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돈을 건네기도 한다.

이날 들어오는 돈은 모두 성인이 되는 주인공의 몫이다. 지역이나 빈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 돈으로 수백 만~수천 만 원 가량 들어온다. 

이 돈은 자기 이름으로 예금을 해놓고,  채권 주식 등에도 투자한다. 자기 책임 하에 돈을 굴리기 시작한다는 측면에서 성인식은 실질적인 청소년 경제교육의 출발점이다. 

이 돈은 이들이 20대 초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면 상당히 불어나 있다. 알토란같은 ‘종자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실제 투자를 하면서 터득한 경제감각도 만만치 않다. 

사실상 준비된 창업자들이다. 유대인인 마크 저커버그가 20세에 페이스북을, 유대인 친구사이인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가 25세에 구글을 공동 창업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유대인의 성공, 그 뿌리는 ‘성인식’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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