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석의 이러쿵저러쿵] 버스 준공영제, '사주 배불리기' 더이상 안돼
[손진석의 이러쿵저러쿵] 버스 준공영제, '사주 배불리기' 더이상 안돼
  • 김칠호 기자
  • 승인 2019.05.16 09: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버스 파업 (사진=YTN 캡처)
버스 파업 (사진=YTN 캡처)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전국 버스 기사들의 파업사태도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했다.

그동안 과도한 운전시간에 따른 교통사고와 불합리한 근로조건으로 시민의 발인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이 희생을 해왔다. 이들의 근무시간을 적정하게 줄여 근로조건 개선과 안전사고 예방을 도모한다는 원칙을 이행한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야할 당연한 조치였다.

다만 버스 기사들이 근로시간당 급여를 받고 있어 일하는 시간이 줄면 급여도 당연히 감할 것임을 모르지 않았을텐데 이에 대한 주도면밀한 대책 없이 52시간 근무시간을 적용한 끝에 이번 사태가 터졌다는 점이 유감스럽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국 버스 기사들이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감소할 급여 보전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으로 맞서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각 지자체 별로 요금을 인상해 이를 토대로 기사들의 임금 인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일부 시행 중인 준공영제를 광역버스에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버스 기사들의 파업 해결책으로 준공영제가 제시된 것이다.

이미 준공영제는 세금으로 민영으로 운행되는 버스회사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쓴 소리를 듣고 있다.

시내버스의 준공영제는 2004년 국내에 서울시가 처음 도입한 제도로 현재 서울시, 부산시, 대구시, 광주시, 인천시, 대전시, 제주시 등의 지역에서 일부 운영되고 있다.

시내버스 회사는 적자 노선을 운행하지 않거나 길게 돌려 운영하면서 시민들의 이동권을 침해한다. 지자체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적자 노선에 일부 보조금을 지급해 노선 지정 및 관리를 하고, 버스회사가 이같은 방침에 따라 운영하는 제도다. 수익이 발생하면 같이 쓰고, 적자가 나면 지자체나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버스회사 사주들은 늘 적자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지원금을 받아 운영해 왔다. 문제는 대외적으로 적자 운영을 하는 몇몇 버스 회사들이 가족들 혹은 친인척들 명의로 다수 업체를 운영하면서 높은 연봉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회사에서 통상 적자가 발생한다면 채산성을 끌어올리기위해 각종 조치를 취한다. 감원으로도 해결 안되면 폐업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버스회사는 사정이 다른 듯하다. 적자가 계속 나더라도 조금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인지 일부 업체는 다른 지역에서 적자가 발생해 폐업하거나 불법 비리로 인해 허가가 말소된 지역을 찾아다니며 신규 면허 발급에 힘쓰는 모습이다.

그간 지자체에서 준공영제 운영으로 지급한 지원금은 버스 기사들에게 혜택을 주기보다 불투명한 운영으로 족벌 경영을 일삼는 일부 버스회사 사주들의 배만 불려주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불법정비에 부품비까지 부풀려 지원비를 챙기는 수단으로 악용한 사주측 비리들도 다수 적발된 바 있다.

근본적으로 대중교통은 시민들을 위한 기본적인 공공서비스이다. 공공기관이 책임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준공영제의 도입은 필요해 보인다. 다만 많은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투명한 프로세스를 통한 자금 지원과 철저한 감사가 반드시 같이 가야한다.

현행 버스운행체계는 노선의 사유화를 기본으로 한다. 민영으로 운영되는 버스회사는 노선의 경제성이 우선이지만, 준공영제는 경제성보다는 국민들의 기본권인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에 우선하게 된다.

지금까지 준공영제가 쓴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은 대부분 민영제로 인한 것이다. 적자운영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없이 버스회사가 제출한 불투명한 회계 자료에 근거해 보상하는 기존 방식은 버스회사 사주에게만 유리한 제도다.

이를 극복하고 올바른 준공영제를 정착하는 것이 절실하다. 우선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감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자. 각종 비리와 행정처분 등을 받은 회사는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배제해야한다. 규정을 어긴 사주는 퇴출되는 것이 마땅하다. 적자 운영 중인 버스 회사에 대해 꼼꼼히 점검, 해결방법을 도출한뒤 적절한 지원과 관리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보완도 뒤따라야할 것이다.

<br>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newsworks.co.kr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