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5.21 12:00

신원석‧송창은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연구팀

유기태양전지 대면적 모듈(10㎝×10㎝)이 개발됐다. <사진제공=화학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유기태양전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상온 25℃에서 롤투롤 인쇄공정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롤투롤은 윤전기로 신문을 찍어내듯 태양전지를 필름형태로 대량 생산하는 인쇄공정이다.

유기태양전지는 유기물 자체의 손쉬운 가공성으로 인해 롤투롤 인쇄공정으로 유연한 소자 제작이 가능하며, 제조비용도 저렴하다.

이처럼 유연하고 투명한데다 다채로운 색상 구현이 가능해 휴대용 웨어러블 소자, 아웃도어 제품, 인테리어 내장재 등 다양한 용도에 활용할 수 있다.

유기태양전지는 실험실에서 높은 광전변환효율을 내지만, 실제 대량생산 환경에서는 효율이 반 토막 났다.

실험실의 고온 110℃에서는 단위소자 기준 9%대의 효율을 기록한 반면, 실제 롤투롤 공정이 이뤄지는 상온 25℃에서는 4%대로 효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유기태양전지 광활성층에 들어가는 고결정성 고분자 탓이다. 고결정성 고분자는 고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돼 전하 이동도를 높이지만, 고온이 아닌 상온 공정에서는 효율 저하 문제를 일으킨다.

한국화학연구원 신원석‧송창은 박사팀은 상온 25℃에서도 9.66%의 광전변환효율을 내는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유기태양전지의 광활성층에 자체 개발한 고결정성 고분자 신소재를 쓴 결과다.

연구진은 기존 고결정성 고분자인 PNTz4T에 MTC기능기를 도입해 새로운 고결정성 고분자 PNTz4T-5MTC를 만들었다.

태양전지는 고체상태의 고분자를 녹인 후 기판 위에 코팅해 만드는데, 고결정성 고분자를 용해시키기 위해서는 고온을 가해야한다.

연구에서는 MTC 기능기 도입으로 인해 고결정성 고분자의 규칙성이 부분적으로 깨져 용해도가 높아졌다.

저온인 25℃에서도 고결정성 고분자가 잘 용해됐고, 기존의 PNTz4T 고분자를 사용해 고온인 110℃에서 태양전지 소자를 제작한 결과와 비슷한 광전변환효율을 냈다.

같은 상온 25℃에서 소자를 제작할 경우 새로 개발한 PNTz4T-5MTC 고분자를 도입한 유기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9.66%)이 기존 PNTz4T(4.81%)를 쓴 유기태양전지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바코팅 공정을 통해 대면적 모듈(10㎝×10㎝)로 제작한 유기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도 최고 6.61%를 기록했다.

바코팅은 고분자 용액을 빠르고 균일하게 인쇄해 태양전지나 디스플레이 등을 제조하는 공정이다. 바코팅 공정의 성공은 롤투롤 공정에서도 태양전지를 대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원석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롤투롤 공정에 적합한 유기태양전지 광활성 소재의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라고 자평했다.

이번에 개발한 유기태양전지는 할로겐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 광활성층 고분자는 고체 상태의 고분자를 녹여서 용액으로 만들어 인쇄하는데, 이때 할로겐 용매가 쓰인다. 할로겐 용매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어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광활성층 고분자를 용액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비할로겐 용매를 이용하고서도 높은 용해도를 확보했다.

상온 25℃와 친환경 공정으로 유기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송창은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그 동안 유기태양전지 상업화의 걸림돌로 지적된 고온, 인체에 유해한 용매, 대면적 공정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온라인판에 지난달 16일 ‘게재됐다. 연구결과는 국내 특허 및 PCT 출원했다. 

신원석 박사 <사진제공=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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