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5.22 18:20
S-400미사일.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이 터키에 러시아산 S-400 미사일 도입을 철회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약 2주의 데드라인을 설정해 이 안에 도입을 철회하지 않으면 F-35 스텔스 전투기 판매 취소 및 경제제재를 하겠다고 압박했다.

21일(현지시간) CNBC는 다수의 소식통들을 인용, 미 국무부가 터키 정부에 러시아 S-400 미사일 도입 철회를 다음달 첫째주 말까지 결정하라고 최후통첩했다고 보도했다.

터키가 2주 남짓한 이 기간에 러시아 미사일 도입 계약을 파기하면, 대신 미국 레이시온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사들여야 한다. 터키가 끝내 러시아 미사일을 도입하면, 미 록히드 마틴의 F-35 스텔스 전투기를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제재도 받게 된다. 터키는 F-35 프로젝트에 수년째 참여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에 F-35 부품 일부를 공급하고, 100대를 도입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터키는 당초 패트리어트를 도입하기 위해 미국과 접촉했지만 미국이 민감한 미사일 기술을 넘겨주지 않으려고 하자 러시아로 갈아탔다.

다음달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인 S-400을 도입하기로 러시아와 계약을 끝냈다. S-400은 미국의 패트리어트와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미국이 기한까지 통보하며 터키의 S-400 도입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군사정보 유출 우려 때문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S-400과 F-35가 같은 군대에 의해 동시에 운용된다면 S-400의 레이더가 F-35의 위치를 확인·추적하는 노하우를 축적하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F-35 핵심 기술이 러시아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는 "나토 회원국은 나토시스템 내에서 작동할 수 있는 군사장비를 갖춰야 한다"면서 "러시아 시스템은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제안이 마지막 제안"이라면서 "터키가 S-400 인수를 완료하면 터키는 매우 실질적이고 부정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NATO는 대 터키 경제제재를 고려하고 있다. 터키 리라화 폭락세 등 경제불안 속에 제재까지 더해지면 가뜩이나 취약한 터키 경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현재 터키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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