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6.02 03:50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얇은데다 구부리거나 휠 수 있어 다양한 디자인 구현
퀀텀닷 활용한 QLED, 기존 LCD보다 색 재현율 뛰어나고 '번인 현상' 없어 오래 가

삼성전자 2019년형 QLED TV(왼쪽)과 LG전자 2019년형 OLED TV. (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디스플레이는 '화질'과 '디자인'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LCD(Liquid Crystal Display)는 기존 브라운관(CRT)과는 다르게 얇고 선명한 화질로 평판 디스플레이 시대를 열었으며 아직까지도 진화 중이다. 

LG전자는 지난 3월 6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2019년형 OLED TV' 발표행사를 가졌으며,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5일 화질을 보정해주는 스마트 기능을 강화한 '2019년형 QLED TV'를 국내 시장에 내놓았다.

LG전자는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삼성전자는 QLED(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 방식의 TV를 선보이며 서로 다른 기술로 프리미엄 TV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미국 IT 매체인 씨넷(CNET)은 "삼성 QLED와 LG OLED TV 기술은 비슷한 명칭을 가졌지만 매우 다른 기술"이라며 "QLED는 근본적으로 LED나 LCD 기술로 LCD에 퀀텀닷 소재 필름을 입힌 기술이지만, OLED는 자발광으로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두 방식의 차이가 궁금하다면 OLED와 QLED의 구성물의 차이를 알면 이해하기 쉽다.

본체가 앞뒤로 튀어나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브라운관 방식의 TV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차츰 모습을 감추게 됐으며, 그 자리를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인 LCD가 대신하게 됐다.

LCD는 가해지는 전기 신호의 종류에 따라 빛의 굴절 패턴을 바꾸는 액정 소자를 사용한다. 이 액정 소자가 촘촘히 배열된 패널을 이용해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다. 다만 액정 자체는 빛을 내지 못하므로 반드시 액정 패널에 빛을 공급하는 후방 조명, 즉 백라이트가 함께 탑재돼야 한다.

최근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는 OLED 방식의 경우, 기존 LC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내 백라이트가 전혀 필요 없다.

OLED는 'O'의 'Organic'에서 알 수 있듯이 유기물로 구성됐다. 일반적으로 유기물은 '탄소원자'가 수소와 산소 등과 결합한 화합물을 의미하며 생명체만이 가지고 있거나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물질을 말한다. 이에 액정과 달리 자체적으로 빛을 발산할 수 있어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특징 때문에 TV를 보다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으며 특수 유리나 플라스틱을 이용해 구부리거나 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기도 제작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장미꽃 OLED 조형물.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장미꽃 OLED 조형물.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제7회 중국정보기술엑스포 2019'에서 전시장 입구 전면에 65인치 UHD OLED 디스플레이 4장을 엇갈리게 붙인 후 끝부분을 둥글게 말아 장미꽃 형태로 구현한 디스플레이인 '더 로즈'를 전시했다. 이는 OLED만이 가능한 다양한 디자인 잠재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 (사진출처=LG전자)
LG 시그니처 OLED TV R. (사진출처=LG전자)

LG전자는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9'에 참여해 롤러블 OLED TV를 중심으로 'LG 시그니처' 전시관을 운영했다. LG 롤러블 OLED TV는 세계 최초로 화면을 둥글게 말거나 펼 수 있는 플렉서블 TV다.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얇고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는 OLED의 강점이 극대화됐다.

이 제품은 노출 화면 크기를 조절해 65인치 전체 화면을 시청할 수 있는 '풀 뷰', 화면 일부만 노출되는 '라인 뷰', 화면이 완전히 내려간 '제로 뷰' 등 기존 TV에서 경험할 수 없는 3가지 뷰 타입을 구현하는 등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LG 롤러블 OLED TV는 'CES 혁신상' 수상을 비롯,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최고상, 'iF 디자인' 본상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며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조성구 LG전자 HE디자인연구소장 상무는 "LG 시그니처 OLED TV R은 디스플레이 기술 진화의 정수이자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더한 혁신 제품"이라며 "기존 TV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프리미엄 TV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OLED는 가장 완벽한 '블랙'을 표현해 LCD가 결코 구현할 수 없는 무한대의 명암비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풍부하고 정확한 색 표현과 LCD보다 1000배 빠른 응답속도 등 전반적인 화질 측면에서 OLED는 최고의 디스플레이로 인정받고 있다.

2019년형 'QLED TV'. (사진=삼성전자)
2019년형 'QLED TV'. (사진제공=삼성전자)

한편, 사과와 같은 '유기물'은 사용시간이 늘어날수록 변질되고 산화돼 색감이 변한다. 이처럼 빛과 열에 약한 OLED는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밝기와 색 재현력이 떨어진다. 특히 장시간 특정 색을 고정적으로 보여주면 사용된 픽셀의 수명이 줄어드는데, 이때 화면이 얼룩진 것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 얼룩이 영구적으로 화면에 잔상으로 남는 '번인 현상(burn-in) 현상'으로 이어진다. TV에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두거나 채널마다 위치가 고정된 방송사 이미지가 화면에 계속 노출되면 그 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잔상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을 말한다.

유기물을 발광소자로 사용하는 OLED와 달리, QLED는 무기물인 '퀀텀닷(Quantum-Dot)'을 사용한다. 무기물은 돌이나 흙을 구성하는 광물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로서 탄소화합물을 가지고 있지 않아 쉽게 변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가 무기물의 좋은 예다.

퀀텀닷은 물질의 크기가 나노미터로 줄어들 경우 전기적·광학적 성질이 크게 변하는 반도체 나노 입자를 말한다. 퀀텀닷은 물질 종류의 변화 없이도 입자 크기별로 다른 길이의 빛 파장이 발생돼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으며 색 순도, 광 안정성 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발광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QLED는 기존 LCD 동작 원리와 유사하지만, 퀀텀닷 입자 성질을 이용해 색 순도를 높이고 디스플레이 효율을 향상시킨다.

현재 QLED TV는 Blue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며, 퀀텀닷이 포함된 퀀텀닷 성능향상 필름을 LCD 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에 적용하고 있다. Blue 파장의 빛이 퀀텀닷 필름을 통과하면, 퀀텀닷의 크기에 따라 빛의 파장이 변해 순도 높은 색상을 출력한다.

무기물인 퀀텀닷을 사용하는 QLED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번인 현상 없이 밝기와 정확한 색상을 구현한다.

TV는 한 번 구입하면 오랫동안 사용하는 대표적인 가전제품이다. TV는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게임, 갤러리, 인터넷의 플랫폼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집안 무선인터넷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듯 다양해지는 용도와 사용 시간이 비교적 긴 제품의 특성 때문에 내구성은 곧 TV의 생명력과 직결된다.

삼성전자 모델이 2019년형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2019년형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2019년형 삼성 QLED TV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 화질엔진 '퀀텀 프로세서 AI'를 4K 제품에까지 확대 적용해 원본 화질에 관계없이 장면별로 최적의 화질과 사운드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퀀텀 프로세서 AI'는 머신 러닝 기반으로 수백만개의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저해상도 영상을 각각 8K, 4K 수준으로 변환해 주며 TV 시청 공간과 영화·콘서트·뉴스 등 각 장면별 특성에 따라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2019년형 신제품은 '퀀텀 프로세서 AI'와 연동해 각 장면의 특징을 머신 러닝으로 분석하고 빛을 블록 단위로 정교하게 제어하는 '다이렉트 퀀텀' 기술을 더 많은 모델에 확대 적용함으로써 최적의 블랙과 명암비를 표현한다.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삼성 독자의 화질 기술과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2019년형 'QLED TV'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진정한 초고화질 시대를 열 것"이라며 "올해 프리미엄 TV시장에서의 격차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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