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5.28 16:49
(자료=네이버금융)
(자료=네이버금융)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보건당국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 취소로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자칫하면 상장폐지에 처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료 반환과 투자자 및 투약환자들에 대한 배상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어갈 우려도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오전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2액에 대한 품목허가취소처분을 내렸다. 치료제에서 실제 검출된 주요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 자료에 기대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 고발했다.

한국거래소는 같은 시각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이날 하루 동안 거래를 중지했다.

◆상장폐지 위기 놓인 티슈진, 영업 부진 계속되는 코오롱생명과학

우선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해 이날 중으로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전담 개발사로 인보사가 사실상 회사 매출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고 주요 성분 논란으로 허가 취소가 된 만큼 상장을 유지할 근거가 있는지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인보사를 판매하는 코오롱생명과학도 상장폐지 우려가 존재한다. 인보사가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아 이번 상장폐지 심사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영업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코스닥은 상장사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할 경우 장기영업손실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에도 손실이 지속되면 상장폐지를 고려할 수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55억원, 지난해 23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기술이전료 반환 요구 잇따를 듯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인보사는 세계 최초의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주목받아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을 샀다.

2016년 11월에 일본 미쓰비시다나베 제약과 5000억원 상당의 인보사 기술 수출 계약을, 2018년 11월 다국적 제약사 먼디파마의 일본법인과는 6677억원 규모로 계약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먼디파마는 인보사 성분 논란이 일어난 직후 기술이전 계약금 관련 질권설정을 한 상태다. 총 계약금은 300억원으로 이중 150억원은 이미 코오롱생명과학에 넘어갔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질권설정에 따라 15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미쓰비시다나베는 먼디파마보다 앞서 일본 판권을 계약했으나 코오롱생명과학이 계약내용 준수에 불성실함을 들어 계약 취소와 계약금 반환을 통보했다. 게다가 이번 인보사 성분 논란을 계약 취소 사유로 추가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개미투자자들...“가만히 있지 않겠다”

코오롱생명과학과 티슈진의 인터넷 종목 토론실과 주식전문카페에는 두 회사에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의 성토글이 올라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곧 행동에 나설 텐데 개미들도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회사에 인보사 허가를 내준 국가를 상대로도 배상 요구를 해야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실제로 100여명 이상의 개인투자자들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소송과 관련한 위임장까지 제출했다. 조만간 주주공동소송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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