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5.30 16:16

FCA와 합병은 르노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상황…독보적 글로벌 메이커 탄생 가능

FCA 그룹 브랜드(위)와 닛산-미쓰비시 브랜드(아래)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르노가 FCA(피아트크라이슬러)를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에 포함시키기 위해 닛산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은 일본을 방문해 르노-닛산-미쓰비시의 월례 이사회에 참석해 FCA로부터 제안 받은 합병안을 설명하고 나아가 FCA를 르노-닛산-미쓰비시에 포함시키는 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세나르 르노 회장은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최고경영자(CEO)에게 FCA를 르노-닛산-미쓰비시에 합류시켜도 닛산의 독립권을 보장할 것이며, 오히려 전기차 등 미래 신사업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제안 내용은 르노와 FCA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합병으로 양 사는 합산 870만대의 글로벌 3위의 자동차 제조사로 도약하게 된다. 르노의 기존 얼라이언스인 닛산-미쓰비시의 판매까지 합하면 총 1500만대의 독보적인 글로벌 최대 메이커가 된다.

닛산 회장은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자사의 독립권이 보장되고 일정 부분 보장되어온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닛산은 르노 지분 15%을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닛산이 반대해도 르노와 FCA만의 합병은 이뤄질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르노와 닛산은 1999년 제휴 관계를 맺은 후 부품 공동 조달 및 신차 공동 개발을 단계적 진행해왔기 때문에 르노와 FCA가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누리려면 닛산의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양사 간 합병은 EU의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판단되며, 합병으로 즉각적인 산업 지형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미래차 비용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 조정, 플랫폼 통합과 공유, 파트너쉽 체결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FCA와의 합병은 닛산과의 합병이 어렵게 된 르노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EU 환경 규제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고, 전기차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