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6.04 10:21

자동차 반도체에서 '세계 최강자' 도약

(사진출처=인피니언테크놀로지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언테크놀로지가 미국 업체 사이프러스반도체를 90억 유로(약 11조902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이날 90억 유로에 사이프러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주당 인수금액은 23.85 달러다. 이는 4월 1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30일간 가중 평균 가격에 프리미엄 46%를 더한 것이다.

인피니언은 미국 당국 승인 등의 과정을 감안하면 이르면 올해 안에 인수가 끝날 것으로 기대했다.

인피니언은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18%를,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선 11.2%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사이프러스는 플래시메모리, 마이크로컨트롤러, 전력 반도체 등을 설계·제조한다.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인피니언이 사이프러스를 인수하면 세계 8위 칩 제조업체가 된다. 현재는 15위권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차량 탑재 부문 세계 2위인 인피니온은 자동차와 통신에 사용하는 반도체에 강한 사이프러스를 매수함으로써 '자동차 반도체'에서 세계 최강자에 오르게 됐다.

라인하르트 플로스 인피니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차량·산업용 반도체 사업과 IoT 분야 등으로 사업을 넓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시장 다각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그간 전체 매출 중 4분의 1가량을 중국 시장이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최근 중국 경기가 둔화된 데다 정보기술(IT)기업을 두고 미·중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인피니언이 합병을 추진한 것은 최근 무역 조건이 악화되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최근들어 세계 반도체업계에선 합병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비용을 절감하고 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지난주엔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가 마벨의 무선랜(와이파이) 사업을 17억6000만 달러(약 2조810억원)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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