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6.04 15:19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사용 금지된 살구씨 식품 및 주사제 등이 온라인에 불법 유통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조사 결과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근거로 살구씨 관련 식품·주사제 등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살구씨를 다량 섭취할 경우 아미그달린 성분에 의한 시안화중독으로 다양한 부작용(구토·간 손상·혼수·사망)을 초래할 수 있어 살구씨를 식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아미그달린은 살구·복숭아 등의 핵과류 씨앗에 있는 시안배당체로서 효소에 의해 독성성분인 시안화수소(HCN)로 분해되며 과다 섭취할 경우 시안화수소 중독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

이처럼 살구씨는 식품 원료로의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네이버 쇼핑에서 ‘살구씨’, ‘행인’ 등으로 검색한 결과 12개 품목 39개 제품이 살구씨 식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39개 제품은 섭취가 간편한 ‘통씨’가 15개(38.5%)로 가장 많았다. 또 ‘캡슐’ 5개(12.8%), ‘두부’ 4개(10.3%) 및 오일·젤리·통조림·즙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었다.

39개 제품 중 1개를 제외한 38개 제품은 해당 쇼핑몰에서 해외직구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제품이 실제로 유통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각 품목 당 1개 제품씩 12개 제품을 주문한 결과 모두 구입이 가능했다.

한편, 살구씨 식품을 구입해 고용량의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는 경우 시안화수소 생성이 가속화돼 위험이 증가하는데도 암 치료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이들을 병용한다는 사례가 발견됐다.

또 살구씨 주사제도 1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암 치료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해당 주사제를 직접 투여한다는 사례가 빈번하게 확인됐다. 일반인이 의약품을 직접 투여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 행위인 만큼 소관 부처의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미국 FDA는 아미그달린(레트릴)을 말기 암 환자의 대체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가한 바 있으나 1977년 임상 시험 결과 암 치료에 효과가 없음을 이유로 허가를 취소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자발적 회수·폐기 및 판매 중지를 권고했다”며 “해당 업체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 및 보건복지부에는 살구씨 관련 식품·주사제의 유통·통관 금지,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관련 규정의 명확화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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